개요 및 감상

  • 원제는 DESIGN FOR HACKERS: Reverse Engineering Beauty by David Kadavy.
  • 색이나 구도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지만 특히 폰트에 대한 정보가 인상적이었다.
  • 폰트의 종류나 색깔을 선택할 때 충분히 참고할만한 책인 것 같다.

인용

코믹 산스를 위한 변명

  • 3장 타이포그래피의 재료와 형태 중에서

코믹 산스 타이포그래피는 기본적으로 고해상도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 코믹 산스는 이런 환경에서 사용할 의도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 또한 코믹 산스를 나쁜 폰트로 여기게 하는 이유다.

코믹 산스는 본래 마이크로소프트 밥(Microsoft Bob)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말풍선 안에 쓰기 위해 디자인됐다. 프로그램에 적용할 만큼 폰트가 완성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윈도 95에 실려 함께 출시되고 말았다. 폰트가 망가지기 시작한 순간이다.

이 폰트가 윈도 95 사용자의 손에 쥐어졌을 때, 그들이 이 글자를 어떻게 재사용할지에 대해서는 예상된 바가 없었다. 사람들은 빵 바자회 광고지, 생일파티 초대장을 만드는 데 코믹 산스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명함에도 사용했다. 그러나 이 서체는 화면에서 보여주기 위해 디자인되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 서체가 디자인된 1994년에 컴퓨터는 대부분 개인 용도로 사용되었으며 윈도 95가 장착되어 있었고, 앤티 에일리어싱(anti-aliasing: 화면에서 글꼴이 부드럽게 보이도록 하는 기술) 기술이 없었다. 앤티 에일리어싱 기술이 없으니 폰트는 마치 레고를 맞춰 만든 듯 들쭉날쭉해 보였다.

(중략)

결국, 코믹 산스의 사례는 정말 엉망진창인 폰트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폰트가 대중적으로 잘못 사용되고 있다는 요지의 이야기다. 윈도 95는 큰 성공을 거둔 최초의 운영체제다. 거의 모든 미국 가정에 컴퓨터가 생기기 시작했을 무렵, 윈도 95는 모든 컴퓨터에 깔렸었고 그 안에는 코믹 산스가 있었다. 대부분의 남성, 여성, 아이, 빵 바자회 주최자는 이전까진 세상에 없던 출판 능력으로 무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 중 디자인 감각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었다.

카롤링거 소문자(Carolingian minuscule)

로마 제국이 멸망한 후, 중세 시대에는 성서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서체에 표준화된 규격이 없으니 온갖 서체로 쓰인 책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샤를마뉴 대제는 유럽을 다시 한 번 통일한 후, 필경사들이 사용할 서체를 표준화했다. 카롤링거 소문자의 출현으로 오늘날 우리가 '소문자'라 부르는 글자가 탄생했다. 이 글자를 사용하면서부터 필기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빨라졌으며 종이는 더 적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카롤링거 소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