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과 방황: http client로 무엇을 쓸 것인가?

백엔드 개발을 하다보면 거의 고정된 템플릿으로 http 리퀘스트를 보내는 도구가 필요할 때가 있다.

나는 이런 종류의 도구로 몇 가지를 사용해왔지만 모두 장점과 단점이 있어 하나에 정착하기 어려웠다.

내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http client 도구는 두 가지다.

이 글에서는 이 둘의 장단점을 검토하고, 내가 두 http client의 대안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방법을 소개한다.

vim-rest-console

[[/vim/rest-console]], 줄여서 VRC는 plain text 파일에 http 요청을 의미하는 텍스트를 rest 확장자 파일에 적어놓고 사용하게 된다.

vim에서 rest 확장자를 갖는 파일을 열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vim에서 돌아갈 뿐, Postman이나 IntelliJ의 Http Client와 거의 똑같은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다.

vrc 화면을 설명하는 그림

vrc를 사용하는 영상

나는 2017년부터 VRC를 사용해왔고, 내가 생각하는 장점은 다음과 같다.

  • vim에서 rest 파일을 열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 rest는 단순한 plain text 파일이다.
    • git으로 관리할 수 있다.
    • export, import가 필요없다. 동료에게 그냥 복사해줘도 된다.
    • http 호출 예제를 github repository에 함께 올릴 수 있다.
  • ctrl + j키를 입력하는 것으로 바로 요청을 보내고 오른쪽 화면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 Postman에도 같은 장점이 있다.
  • 요청을 보낼 때마다 실제 실행된 curl 명령 옵션을 보여줘서 curl 명령을 익힐 때 큰 도움이 됐다.

나는 서버 애플리케이션 리포지토리에 다음과 같이 rest 파일을 넣어두는 편이다.

.
├── src
│   ├── ..
│   └── ..
├── test
│   ├── ..
│   └── ..
└── .rest             <= 여기
    ├── 상품조회.rest
    ├── 주문조회.rest
    └── 주문취소.rest

이렇게 넣어두면 멀리 가지 않고도 프로젝트 안쪽에서 http 요청 예제/사용 사례를 관리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상품 조회와 관련된 http 요청들 여러가지가 들어있는 상품조회.rest 파일을 열어서 개발서버에 http request를 날려볼 수도 있고, 주문취소.rest 파일을 열어서 주문을 취소하는 http request를 날려볼 수 있다.

반면 VRC에는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 Postman처럼 변수를 활용해 특정 헤더 값을 동적으로 지정할 수 없다.
    • 이걸 해결하기 위해 VRC를 기반으로 하는 플러그인을 또 만들기도 귀찮다.
    • 만들어야겠다고 생각만 하다 5년이 흘렀다…
  • vim에 친숙한 사람에게만 쉽다.

두번째 단점은 내게는 아무런 문제가 안 되지만 헤더 값을 동적으로 지정할 수 없는 건 불만이다. Authorization 헤더에 Bearer 값을 넣어줄 때 일일이 복사 붙여넣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Postman

Postman은 널리 쓰이고 있는 인기 있는 애플리케이션이고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

나는 VRC와 함께 Postman을 늘 사용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Postman을 좋아한다.

  • 화면 구성이 알아보기 편리하다.
  • 주위 사람들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어 커뮤니케이션이 쉽고, 도움을 주고받기 좋다.
  • command + enter로 요청을 전송하고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 Header 값 등에 변수값을 할당할 수 있다.
    • 예) Authorization: Bearer {{토큰}}과 같이 토큰을 동적으로 입력할 수 있어 편리하다.
    • 따라서 로그인 토큰이 필요한 경우 처리가 쉽다.

그러나 Postman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은 아쉬움을 갖고 있다.

  • 개인 사용 목적인 경우에만 무료로 쓸 수 있다.
    • 회사 업무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 요청 내용을 vim 스타일로 편집할 수 없다.
  • 단축키를 많이 제공하는 편이긴 하지만 다 외울 순 없다. 마우스를 많이 사용하게 된다.
  • export, import가 불편하다.
    • Postman 내에서 메뉴를 선택해 별도의 파일을 생성해야 한다.
    • 내 컴퓨터에 깔려 있는 Postman은 어째서인지 지난 며칠간 export에 계속 실패하고 있다.
  • Electron 기반의 데스크탑 앱이기 때문에 계속 켜두면 무겁게 느껴진다.
  • 도구의 특성상 자동화에 한계가 있다.

대안: clj 파일을 사용하면 어떨까?

내가 원하는 특징들을 모아보면 꽤나 까다롭다.

  • vim 스타일로 요청을 편집할 수 있어야 한다.
    • vim 에디터 안쪽에서 사용할 수 있으면 더 좋다.
  • plain text로 요청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 필요한 경우에 git repository에 포함시킬 수도 있으면 좋다.
  • 변수를 사용해 Bearer 토큰 등을 입력하기 편해야 한다.
  • plain text로 요청을 관리하더라도, 파일을 열었을 때 직관적으로 구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 특정 요청을 순서대로 보내는 등, 자유롭게 자동화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이런 도구는 없는 것 같았기에 새로운 vim 플러그인을 만드는 것을 고려하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평범한 clj 파일로도 위의 조건들을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clj 파일은 Clojure 프로그래밍 언어의 소스코드 파일이다.
    • plain text이므로 git으로 관리할 수 있다.
  • vim에서 자유롭게 편집하고 실행할 수 있다.
    • REPL을 띄우면 VRC의 ctrl + j나 Postman의 command + enter처럼 간단한 키 입력으로 쉽게 요청을 보낼 수 있다.
  • 공통 헤더값을 상수나 함수로 관리할 수 있다.
    • 다른 파일에 쪼개놓고 require 해도 된다.
  • 프로그래밍 언어 수준의 자동화가 가능하다.
    • Postman이나 VRC에서는 달성할 수 없는 기능이다.
  • 구독 비용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 장점도 딸려오게 된다.

  • REPL만 띄우면 어느 에디터에서도 요청을 날릴 수 있다.
    • vim 뿐만 아니라 emacs, vscode, intellij에서도 편집하고 실행할 수 있다.

clj http client를 사용하는 방법

clj 파일로 Postman을 대체하게 된다면 크게 두 가지 방향의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로컬 git repository 프로젝트에 있는 test 경로 안쪽에 위치시켜서 사용하는 방법이다.

.
├── deps.edn
├── resources
│   └── ..
├── src
│   └── ..
└── test
    ├── ..
    └── http_examples   <= 여기
        ├── http_util.clj <= 호출도구 공통설정 및 함수
        ├── product.clj
        └── order.clj

이렇게 하면 해당 프로젝트에서 코딩을 하다가 바로 로컬 웹 서버를 띄우고 http_examples에 있는 clj 파일을 열어서 바로 요청을 보내고 결과를 받는 등의 작업이 가능하다.

특정 프로젝트와 관련된 http 요청을 같은 프로젝트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는 별도의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관리하는 방법이다. Postman 스타일의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
├── deps.edn
└── src
    ├── http
    │   └── http_util.clj <= 호출도구 공통설정 및 함수
    │
    ├── my_project_1      <= 프로젝트 1 관련
    │   ├── member.clj
    │   └── admin_operation.clj
    │
    └── my_project_2      <= 프로젝트 2 관련
        │
        ├── back_office_api
        │   ├── product.clj
        │   └── order.clj
        │
        └── user_api
            ├── login.clj
            └── get_order_list.clj

이렇게 하면 Postman과 비슷한 느낌으로 앱 하나에서 주제별로 http 요청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위의 구성을 Postman에서 만들어 본 것이다. 둘은 겉보기만 다를 뿐 실제로 같은 일을 하는 도구가 된다.

실천: Clojure로 Postman 대체제 만들기

일단 다음과 같은 파일을 만들었다.

작은 매크로 하나, 함수 하나, HTTP method 6가지를 정의한 32줄짜리 작은 파일이다.

cljstman.clj

(ns http.cljstman
  "HTTP CLIENT common basic."
  (:require [clj-http.client :as client]))

(defmacro def-requests
  "comment와 똑같지만 다른 이름을 써서 comment와 구별할 수 있게 한다."
  [& body])

(defn create-requestor
  "http 메소드별 리퀘스터를 생산한다."
  ([f url]
   (create-requestor f url {} {}))
  ([f url body]
   (create-requestor f url {} body))
  ([f url header body]
   (create-requestor f url header body {}))
  ([f url header body custom-options]
   (let [request {:content-type     :application/json
                  :headers          header
                  :form-params      body
                  :as               :json
                  :coerce           :always
                  :throw-exceptions false}]
     (f url (merge request custom-options)))))

(def POST (partial create-requestor client/post))
(def GET (partial create-requestor client/get))
(def PUT (partial create-requestor client/put))
(def HEAD (partial create-requestor client/head))
(def DELETE (partial create-requestor client/delete))
(def PATCH (partial create-requestor client/patch))
(def OPTIONS (partial create-requestor client/options))

이 파일을 다른 clj 파일에서 require 하면 Postman 처럼 쓸 수 있다.

Example

httpbin

httpbin.clj

(ns example.httpbin
  (:require [http.cljstman :as http :refer [def-requests POST]]))

(def-requests
  ; 요청을 보내고 응답을 본다.
  (-> "https://httpbin.org/status/200"
      POST)

  ; 요청을 보내고 응답에서 상태 코드만 본다.
  (-> "https://httpbin.org/status/200"
      POST
      :status)
  ;;
  )

REPL을 켜놓고 괄호 안쪽에 커서를 놓은 다음, 평가를 하면 http 요청 결과가 오른쪽에 표시된다.

httpbin 예제를 실행하는 모습

jsonplaceholder

jsonplaceholder.clj

다음 예제는 http GET 요청을 보내는 내용이다.

(def host "https://jsonplaceholder.typicode.com")

(def-requests
  "jsonplaceholder에 GET 요청을 보내는 예제"

  ; todo 목록을 받아온다. 결과에 http 헤더, status, length까지 모두 표시된다.
  (->> "https://jsonplaceholder.typicode.com/todos"
       GET)

  ; todo 목록을 받아온다. 결과에서 body 만 본다.
  (-> "https://jsonplaceholder.typicode.com/todos"
      GET
      :body)

  ; todo 목록을 받아온다. todo 목록의 3번 인덱스 항목만 본다.
  ;     host 주소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고 host를 사용할 수 있다.
  (-> (str host "/todos")
      GET
      :body
      (get 3))

  ; todo 목록의 3번 인덱스 항목을 json String으로 변환한 결과를 본다.
  (-> (str host "/todos")
      GET
      :body
      (get 3)
      json/encode)
  ;;
  )

위의 코드에서 두 번째 항목에 커서를 놓고 평가하면 아래 이미지와 같이 jsonplaceholder에서 제공하는 todo 목록을 받아와 오른쪽 윈도우에 보여준다.

todo 목록을 조회한 모습

POST 요청은 다음과 같이 보낼 수 있다.

(def-requests
  "jsonplaceholder에 POST 요청을 보내는 예제"

  ; 새로운 포스트를 등록하고 결과를 받는다.
  (-> "https://jsonplaceholder.typicode.com/posts"
      (POST {:title   "포스트 제목"
             :body    "포스트 내용"
             :user-id 1}))

  ; 새로운 포스트를 등록하고, 응답에서 status 와 body 만 본다.
  (-> (str host "/posts")
      (POST {:title   "포스트 제목"
             :body    "포스트 내용"
             :user-id 1})
      (select-keys [:status :body]))
  ;;
  )

인증 토큰을 저장해서 활용하는 방법

login_token.clj

(ns example.login-token
  (:require [http.cljstman :as http :refer [def-requests POST]]))

(def token (atom nil))

(defn login
  ([]
   (login "johngrib@xxxx.com" "p@ssword"))
  ([id password]
   (let [result (POST "http://localhost:80/user/token"
                  {} ; body
                  {:userid     id
                   :password   password
                   :grant-type "password"}
                  {:content-type :application/x-www-form-urlencoded})
         login-token (get-in result [:body :token])]
     (println result)
     (reset! token login-token)
     login-token)))

(def-requests
  "로그인 요청을 보내고 받은 토큰을 token에 등록한다."

  (login)
  ;;
  )

위의 파일을 Vim에서 열어놓고 (login)에 커서를 둔 다음 평가하면 인증 토큰을 받아와서 token에 저장한다.

여기에서 login 함수와 token은 public하기 때문에 다른 파일에서도 불러다 쓸 수 있다.

이걸 활용하면 다음과 같은 응용도 가능하다.

graphql.clj

(def-requests
  "로그인 따로 GraphQL 요청 따로 보내는 예제"

  (login)
  (POST "http://localhost:80/graphql"
        {:Authorization (str "Bearer " @token)}
        {:query "
         query {
           hero {
             name
           }
         }"})
  ;;
  )

(login)에 커서를 두고 실행시켜서 토큰을 받아와 저장한 다음, (POST에 커서를 놓고 요청을 보내는 방법이다.

http header에 Authorization: Bearer @token을 지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자.

만약 토큰 유효 시간이 만료되는 것이 귀찮다면 다음과 같이 할 수도 있다.

do로 감싸서 아예 요청을 보낼 때마다 토큰을 가져오도록 하는 것이다.

(def-requests
  "매번 로그인하면서 graphql 요청을 보내는 예제."

  (do
    (login)
    (POST "http://localhost:80/graphql"
      {:Authorization (str "Bearer " @token)}
      {:query "
        query {
          hero {
            name
          }
        }"}))
  ;;
  )

cljstman 사용 방법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https://github.com/johngrib/cljstman

위의 repository를 로컬 컴퓨터에 clone 받은 다음, Postman에서 collection을 만들던 것처럼 package 디렉토리를 만들고, 파일별로 (위의 예제를 참고해서) http 요청 케이스를 만들면 된다.

Clojure 코딩에 익숙하다면 Postman의 거의 완벽한 무료 대체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왠지 Emacs에는 이런 게 이미 있을 것 같다.

함께 읽기

  • [[/vim/rest-conso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