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기록
연말에 회고로 제목을 수정할 문서
2024년에 본 TV 쇼, 영화 목록
- 2024-01-01 - 애스터로이드 시티(2023), Netflix, IMDB
- 2024-01-20 - 연화루(2023), WAAVE, IMDB
- 재미있어서 원작인 길상문연화루(3권)까지 읽게 됐다. 소오강호의 영호충이 떠오르는 도가적 주인공이 매력적.
- 2024-02-11 - 경경일상(2022), Netflix, IMDB
- 드라마를 보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음. 30화까지는 재미있고 즐겁다. 그 이후로는 부록 같은 느낌이 아쉬웠다.
- 2024-02-18 - 안도르 시즌1(2022), Disney+, IMDB
-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지만 뻔한 스토리가 아쉬웠다. 6화의 엄청난 탈출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6화만 자꾸 보고 싶다.
- 2024-02-24 - 세브란스: 단절 시즌1(2022), Apple TV+, IMDB
- 모든 에피소드 좋았고,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눈을 뗄 수 없었음(아내랑 같이 일어서서 보았음). 마그리트가 생각나는 초현실주의적 오프닝은 두고두고 떠오를듯. 근데 시즌2 언제 나오나?
- 2024-02-28 - 테드 래소 시즌1(2020), Apple TV+, IMDB
- 그냥 그랬다.
- 2024-03-03 - 슬로 호시스 시즌1(2022), Apple TV+, IMDB
- 계획한 모든 것이 틀어지는 스파이 드라마. 흡입력 있는 이야기. 이렇게 멋있어도 되나? 원작이 읽어보고 싶다.
- 2024-03-07 - 슬로 호시스 시즌2(2022), Apple TV+, IMDB
- 임무만큼 복수가 중요한, 냉전에서 생존한 스파이들 이야기. 모든 에피소드 좋았고 마지막편 최고. 정말 드라마가 이렇게 멋있어도 되나?
- 2024-03-10 - 슬로 호시스 시즌3(2023), Apple TV+, IMDB
- 시즌4가 언제 나올지 몹시 기다려진다.
- 2024-03-17 - 장송의 프리렌(2023), Netflix, IMDB
- 일요일 아침마다 보면서 오래간만에 여행하는 기분으로 즐겁게 봤다. 인간의 수명을 아득히 뛰어넘는 존재의 삶에 대한 감각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감각이 좋았다.
- 2024-03-25 - 포 올 맨카인드(2021), Apple TV+, IMDB
- 3화부터 매 에피소드 울면서 보았다. 올해는 좋은 드라마를 많이 보는군. 다음 시즌도 기대된다.
- 2024-04-03 - 피지컬 100 시즌2(2023), Netflix IMDB
- 아내와 함께 재밌게 봤다. 예전에 운동하던 시절 생각이 났다. 계속 운동을 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출연자들만큼은 못했겠다.
- 2024-03-24 - 소년시대(2023), Coupang play, IMDB
- 배우들의 연기가 볼만했다. 폭력이 과해서 보기 힘든 장면도 많았다.
- 2024-05-25 -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영화관, IMDB
- 오래오래 보고 또 볼 영화가 개봉했다. 최고다.
2024년에 읽은 책 목록
- 2024-01-05 - CODE [2판] / 찰스 펫졸드 저/김현규 역 / 인사이트(insight) / 2023년 12월 22일 / 원제: Code: The Hidden Language of Computer Hardware and Software 2/E
- 기다렸던 CODE 2판, 감동적이다. CPU 설계에 대한 굵직한 내용이 추가됐고 그 외에도 2021년 화성 탐사차 낙하산 무늬 이야기 등이 추가되어 좋았다.
- 2024-01-08 - 세상을 뒤흔든 프로그래머들의 비밀 / 에드 번즈 저 / 김도균 역 / 정보문화사 / 초판 1쇄 발행: 2010년 02월 19일 / 원제: Secrets of the Rock Star Programmers: Riding the IT Crest
- 유명 개발자들을 인터뷰한 인터뷰집. 난 이런 인터뷰집을 좋아한다. 로드 존슨, 제임스 고슬링, 코스케 카와구치, 앤디 헌트, 데이브 토머스 등의 인터뷰가 매우 좋았다.
- 2024-01-13 - 아이디어맨 / 폴 앨런 저/안진환 역 / 자음과모음(이룸) / 초판 1쇄 발행: 2011년 08월 15일 / 원제: Idea Man
- 내가 어린시절에 존경했던 폴 앨런의 자서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 전후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밤 새는 줄 모르고 읽게 만든다. 그의 선견지명들도 인상적. 마이크로소프트 퇴사 이후의 이야기들도 놀랍다.
- 2024-01-14 - 길상문연화루 (상) / 텅핑 저/허유영 역 / 문학동네 / 초판 발행: 2022년 02월 25일 / 원제: 吉祥紋蓮花樓 上
- 2024-01-18 - 길상문연화루 (중) / 텅핑 저/허유영 역 / 문학동네 / 초판 발행: 2023년 03월 14일 / 원제: 吉祥紋蓮花樓 中
- 2024-01-20 - 길상문연화루 (하) / 텅핑 저/허유영 역 / 문학동네 / 초판 발행: 2023년 03월 14일 / 원제: 吉祥紋蓮花樓 下
- 모든 것을 잃었던 주인공이 돌아와 복수하지 않고 용서와 화해를 이루는 이야기. 도가적 사상을 갖게 된 매력적인 주인공. 오래 기억할 소설일듯.
- 2024-01-21 - 사용자를 읽는 법 UX 리서치 플레이북 / 백원희 저 / 인사이트(insight) / 초판 1쇄 발행: 2024년 01월 02일
- 제목답게 회사에서 UX리서치를 할 때 상황에 맞게 따라할 수 있는 적절한 가이드를 제공해준다. 회사에 갖다두면 종종 읽을 일이 생길듯. 직군은 다르지만 회사업무를 하면서 이런 종류의 관점과 절차, 노하우등을 알고 싶은 경우가 있었는데 좋은 참고가 됐다.
- 2024-01-22 -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 / 스티브 크룩 저 / 이미령 역 / 인사이트(insight) / 초판 2쇄 발행: 2015년 11월 11일 / 원제: Don't Make Me Think: A Common Sense Approach to Web Usability
- 오래간만에 푹 빠져 읽었다. 한 7년만에 읽는듯. 사례는 재미있고 이야기는 흥미롭다. 다양한 서비스 기업, 특히 스타트업에서 일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즐겁고 흥미롭게… 그리고 언제 읽어도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책.
- 2024-01-25 - 리틀 브라더 / 코리 닥터로우 저/최세진 역 / 아작 / 2015년 10월 20일 / 원제: Little Brother
-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네. 무지 재미있게 읽었지만 어린시절부터 들어온 군사독재시절 이야기랑 닮아서 슬프고 안타까웠다. 주인공이 아직 어린데 물고문까지 당하는 것도 참.. 한편 등장하는 암호기술 대부분이 실현 가능하고 익숙한 것들이어서 몰입하기 좋았다. 제목은 물론 조지 오웰의 1984 오마주.
- 2024-01-28 -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내는 법 [2016 최신개정증보판] / 데이비드 앨런 저/김경섭, 김선준 역 / 김영사 / 1판 7쇄 발행: 2022년 06월 02일 / 원제: Getting Things Done
- 책의 흐름과 진행이 논리적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방법론을 간단히 요약해보자.
- 인간의 뇌는 기억용이 아니다.
- 그러므로 많은 걸 기억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스트레스로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 따라서 '할 일'을 머릿속이 아니라 외부로 옮겨야 한다.
- 새로운 일거리가 생길 때마다 외부(할 일 보관함)에 넣는다.
- 외부로 옮긴 다음에는 일렬로 줄을 세워서 하나씩 처리해야 한다.
- 하나씩 처리할 때 그 일이 2분 내에 처리 가능하면 바로 처리해버린다.
- 2분 내에 처리 할 수 없는 일이면 버리거나, 그 일에 대해 2분 내에 처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서브태스크를 하나 추가한다. ("다음 행동은?")
- 사람이 이벤트 컨슈머 역할을 직접 수행하는 셈이다.
- 사람 머릿속을 stateless하게 만드는 게 중요.
- 책의 흐름과 진행이 논리적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방법론을 간단히 요약해보자.
- 2024-01-30 - 전쟁에서 살아남기 / 메리 로치 저/이한음 역 / 열린책들 / 초판 1쇄 발행: 2017년 08월 15일 / 원제: Grunt: The Curious Science of Humans at War
- 진짜 재밌게 읽었다. 책을 펼치면 문체에 좀 적응을 해야 하는데 처음엔 '좀 이상하네' 하다가 특정 시점부터 경악하며 계속 읽게 되더라. 보통의 밀리터리+과학물과는 좀 다른 걸 다뤄서 꽤나 희귀한 내용을 볼 수 있다. 설사, 발만 남은 군화, 신체절단과 파열, 구더기 등등을 다루는데 잘 정리된 텍스트를 늘어놓는게 아니라 녹음기와 메모장을 든 저자가 관계자들과 수술실에서, 잠수함에서, 부검실에서 의식의 흐름대로 질문하고 경악하고 농담하고 비극을 느낀다는 점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소재도 희귀한데 서술방식도 드문 조합이라 고어한 B급 밀리터리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 국내판 제목은 "전쟁에서 살아남기"이지만 원제 Grunt(투덜거림)에 딱 맞는 글이었다. 폭발에 날아간 남성기 재건 수술 이야기에서 책을 읽던 와중 좀 정신을 잃을 뻔했지만 설사-구더기-악취-상어기피제로 넘어가는 이야기 흐름이 혼을 쫙 빼놓아서 눈도 깜빡이기 어려웠다.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재미있는 각주들도 오래 잊지 못할듯.
- 2024-02-03 - 로빈슨 크루소 / 다니엘 디포(Daniel Defoe) 저 / 박영의 역 / 신원문화사 / 초판 3쇄 발행: 2004년 12월 10일 / 원제: Robinson Crusoe
- 어린시절에 어린이용 문고판을 재밌게 읽어서 무심코 집어들었는데 어린시절에 느꼈던 것만큼 즐겁진 않았다. 워낙 옛날 소설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무인도에서 27년이나 고생하다니 재미있으면서도 로빈슨의 고난이 너무나 가련했음. 인상적인 건 영국으로 돌아오고 나서의 이야기도 꽤 된다는 것.
- 이번에 알았는데 로빈슨 크루소의 원제는 꽤 길다. "The Life and Strange Surprizing Adventures of Robinson Crusoe, of York, Mariner: Who lived Eight and Twenty Years, all alone in an un-inhabited Island on the Coast of America, near the Mouth of the Great River of Oroonoque; Having been cast on Shore by Shipwreck, wherein all the Men perished but himself. With An Account how he was at last as strangely deliver'd by Pyrates. Written by Himself."
- 2024-02-03 - THE ONE PAGE PROPOSAL / 패트릭 G. 라일리(Patrick G. Riley) 저 / 안진환 역 / 을유문화사 / 초판 8쇄 발행: 2003년 3월 25일 / 원제: The One-Page Proposal: How to Get Your Business Pitch onto One Persuasive Page
- 한 페이지짜리 제안서/기획서에 대한 작법서. 난 이런 책을 좋아한다. 기본은 글쓰기에 대한 책이며, 특정 업계/직군만을 위한 내용이 아니기 때문. 살다 보면 문서를 통해 무언가를 제안하고 설득할 일이 꼭 생긴다. 회색 페이지 섹션의 실제 제안서들이 훌륭하다.
- 2024-02-04 - 보름달의 전설 / 미하엘 엔데(Michael Andreas Helmuth Ende) 저/비네테 슈뢰더(Binette Schroeder) 그림 / 보림 / 초판 5쇄 발행: 2013년 03월 10일 / 원제: DIE VOLLMONDLEGENDE
- 어린시절 네버엔딩스토리부터 늘 좋아했던 미하엘 엔데의 책. 비네테 슈뢰더의 밤공기 어린 공허한듯한 일러스트가 보름달 밤에 나타나는 정체모를 존재의 정체를 밝히는 섬뜩한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
- 2024-02-04 - 퍼스트레이디를 알면 미국이 보인다 / 김승민과 그림떼 글그림, 이원복 감수 / 김영사 / 1판 2쇄 발행: 2009년 11월 28일
- 마사 워싱턴부터 미셸 오바마까지 42인의 생애를 짧게짧게 만화로 다룬 책. 저자가 여럿이라 그런지 챕터마다 조금씩 농담이나 서술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어떤 챕터는 농담이 너무 별로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역사적 인물들을 다루다보니 이야기에 사실의 힘이 있어 재밌고 눈을 떼기 어려웠음.
- 이 책을 읽으며 인터넷에서 사실을 조사하다 보니 흥미로운 사이트를 알게 되었다. whitehouse.gov 의 FIRST FAMILIES 페이지.
- 2024-02-05 - 나는 전설이다 / 리처드 매드슨(Richard Matheson) 저/조영학 역 / 황금가지 / 1판 17쇄 펴냄: 2005년 06월 15일 / 원제: I AM LEGEND
- 좀비(뱀파이어)물의 고전을 이제야 읽었다. 스티븐 킹이 이걸 읽고 소설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소설 내내 등장하는 몇몇 장면들은 요즘 보기에도 기발하고,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를 내뱉게 만드는 훌륭한 반전도 좋다. 뒤의 단편들 중 인상적인 것은 미쳐가는 소설가를 묘사한 '매드 하우스'.
- 2024-02-07 - 원전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 천병희 역 / 숲 / 2004년 06월 30일
- 천병희 선생님의 역서를 계속 모아야겠다는 다짐을 굳힌다. 나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를 좋아하며, 고대 그리스 문명에 애착을 갖고 있다. 그런데다가 1차 서적 번역서라 읽는 내내 행복했다. 책 마지막의 수십장에 이르는 엄청난 분량의 신과 영웅들의 가계도는 횡재한 기분까지 준다.
- 2024-02-10 - 패자의 게임에서 승자가 되는 법 / 찰스 D. 엘리스(Charles D. Ellis) 저/이혜경, 방영호 역 / 중앙북스(books) / 개정2판 1쇄: 2021년 12월 15일
- 사흘간 즐겁게 읽었다. 저자의 시야가 매우 넓다. 30~40년 가량의 자산운용을 넘어 90년 이상의 후손을 위한 장기투자와 사회환원까지를 다룬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찰스 엘리스는 大人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역시 고전이 좋다.
- 2024-02-10 - 찰스 다윈 그래픽평전 / 유진 번(Eugene Byrne) 저 / 사이먼 거(Simon Gurr) 그림 / 김소정 역 / 이정모 감수 / 푸른지식 / 초판 1쇄 발행: 2014년 04월 01일 / 원제: DARWIN: A GRAPHIC BIOGRAPHY(2013)
- 위대한 과학자의 삶을 개괄한 그래픽평전들이 대체로 그러하듯 쉽고 재미있고, 드문드문 페이지마다 감동이 있다. 가벼운 기분으로 즐겁게 읽었다. 마지막의 이정모 관장님 추천사를 읽다가 조금 웃었다.
- 2024-02-11 - 작가의 망명 - 인도네시아의 대문호 프라무댜 아난타 투르와의 대화 / 안드레 블첵, 로시 인디라 공저 / 여운경 역 / 후마니타스 / 1판 1쇄: 2011년 10월 25일 / 원제: Exile: Conversations with Pramoedya Ananta Toer
- 막연히 다른 나라의 독립운동가가 쓴 현대사 이야기가 어떨지 궁금해서 샀는데 읽는 내내 괴로움과 안타까움의 연속이었다. 몇백년에 걸친 식민통치, 종전 이후 다시 돌아온 식민세력, 쿠데타와 학살, 좌우의 갈등 등. 한국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면이 있는 역사를 접하게 됐다. 절망의 무게가 커서 책에 짓눌리는 느낌도.
- 2024-02-17 -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 로버트 A. 하인라인 저 / 황금가지 / 1판 3쇄 펴냄 2011년 08월 23일 / 원제: The Moon is a Harsh Mistress (1966)
- 이제야 읽다니. 미래의 인공지능 수준을 예견한 듯한 하인라인의 감각에 감탄. 재미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달-지구 사이의 전쟁, 인공지능과 소설 내내 대화하며 전쟁을 이길 확률을 높이기 위해 전략을 수정하는 주인공들, 지구와 달 사이의 무시무시한 포격전 등등.
- 2024-02-19 - 최초의 것들 / 이안 해리슨(Ian Harrison) 엮음 / 김한영, 박인균 공역 / 갑인공방 / 초판 3쇄 펴냄: 2004년 12월 05일 / 원제: The Book of FIRSTS(Cassell Illustrated, 2003)
- 야금야금 지난 한달간 아주 천천히 읽은 책. 다양한 분야의 첫 발견/발명/기원 등을 풍부한 사진과 함께 짤막하게 소개한다. 읽고 즐기는 재미가 상당했음.
- 2024-02-24 - 초콜릿의 비밀 - 자크 제냉의 아틀리에로 떠나는 미식 여행 / 프랭키 알라르콩(Franckie ALARCON) 저 / 강현정 역 / 시트롱 마카롱 / 1판 1쇄 발행: 2015년 12월 10일 / 원제: Les Secrets du Chocolat
- 프랑스의 초콜릿 전문점 자크 제냉을 이 책으로 알게 됐다. 작가가 자크 제냉의 초콜릿 아틀리에에서 견습으로 일도 해보고, 자크 제냉을 따라 아마존의 카카오 산지까지 방문하는 과정이 여행기처럼 즐겁다. 묘사되는 초콜릿들이 나올 때마다 먹고 싶어 괴로웠음. 하하..
- 2024-02-25 - Release의 모든 것 / 마이클 나이가드(Michael T. Nygard) 저/박성철 역 / 한빛미디어 / 초판 1쇄 발행: 2023년 11월 29일 / 원제: Release It!, 2nd Edition
- Release It! 2판. 유려한 문장과 흥미로운 내용 전개로 한장한장 술술 읽히지만, 종종 두세번씩 읽고 넘어가야 할 정도로 중요한 지점이 많았다. 많은 것을 다뤄 좀 피곤하기도 했는데 그만큼 빼놓을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압축이 잘 되었다는 느낌. 좋은 공부, 좋은 독서가 되었다.
- 2024-02-28 - 지구의 짧은 역사 / 앤드루 H. 놀(Andrew H. Knoll) 저/이한음 역 / 다산사이언스 / 초판 2쇄 발행: 2021년 11월 23일 / 원제: A Brief History of Earth
- 지구 나이는 46억년. 아무리 두꺼운 책을 쓴다 하더라도 짧은 역사가 될 것이다. 우주와 자연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노 학자의 빅뱅부터 오늘날까지를 다룬 책. 이 우주에서 생명이란 얼마나 (희)귀한가. 시간의 단위와 중간중간의 대멸종에 아찔함을 느낀다. 후세에 대한 걱정으로 책을 덮는다.
- 2024-03-05 - 인간이 초대한 대형참사 / 제임스 R. 차일스(James R. Chiles) 저/황현덕 역 / 수린재 / 1판 1쇄: 2008년 12월 01일 / 원제: Inviting Disaster
- 5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인데도 마지막 페이지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 18세기부터 2000년까지 다양한 대형참사 속의 기계와 인간을 이야기한다. 아주 작은 실수가 도화선이 되어 수백명이 사망하기도 하고 침착하게 정신차린 사람 덕분에 참사가 해프닝으로 끝나기도 한다. 사건을 단순수평나열하는 것을 넘어선다. 타임라인을 오가며 사건들을 엮어 참사의 원인이 된 비슷한 실수나 어리석음을 지적한다. 한 문단 안에서도 수십년을 왔다갔다 하는 내용이라 읽으면서 정신이 좀 없을수도 있다. 오싹하면서도 몰입되는 독서 경험이었음.
- 2024-03-09 - 스티프 / 메리 로취(Mary Roach) 저 / 파라북스 / 초판 2쇄 발행: 2004년 04월 07일 / 원제: Stiff(2003)
- 저자 메리 로치가 본래 여행 작가였다는 게 생각난다. 함께 따라다니며 진귀한 구경을 한 느낌. [[/review/2024#book-grunt]]{'전쟁에서 살아남기'}를 먼저 읽어 그런지 거부감 없이 처음부터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 자신의 사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를 조사하고 계획하는 마지막 챕터에서도 감탄. 읽고싶은 참고문헌이 가득.
- 2024-03-12 - 기이한 역사 / 존 리처드 스티븐스(John Richard Stephens) 저 / 류경희 역 / 예문 / 초판 1쇄 발행일: 1998년 04월 25일
- 20년전 대학생이었던 때 자료 조사차 읽었다가 너무 재밌어서 밤새 읽었던 기억이 있다. 정말 너무 재밌는 책. 종종 생각났는데 메리 로치의 '스티프'에 나온 미라를 약재로 쓰는 이야기 읽고 생각나서 집어들었고 오래간만에 잘 읽었다. 아우슈비츠 생존자나 핵폭탄 피해자 이야기 등은 읽으며 감정이 꽤 힘들었다. 20년 전에 읽었을 땐 이보다 덤덤했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들어 그런가? 읽으면서 몇 번이나 눈물을 흘릴 뻔 했다.
- 2024-03-19 - 살아있는 역사 / 힐러리 로댐 클린턴(Hillary Diane Rodham Clinton) 저/김석희 역 / 웅진지식하우스 / 개정판 13쇄 발행: 2016년 11월 17일 / 원제: Living History
- 일주일쯤 걸려 다 읽었다. 힐러리 로댐 클린턴의 회고록으로, 그의 탄생 이전의 가족사부터 변호사, 법대 교수, 퍼스트레이디로서의 활동을 거쳐 뉴욕주 상원의원 당선까지를 개인으로서-정치인으로서 회고한다. 희귀하고 굉장한 커리어를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책에 담겨있는 사건들의 스케일도 크고 그러한 사건들에 대한 코멘트도 인상적이다. 정치인의 글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도 와닿는 내용이 많았다. 이 책 이후의 내용들(국무장관 시절, 대통령 후보로서 선거운동 등)이 좀 더 궁금해졌다.
- 2024-03-24 - 데이터 메시 / 세막 데그하니(Zhamak Dehghani) 저/이헌효 역 / 한빛미디어 / 초판 1쇄 발행: 2023년 12월 04일 / 원제: Data Mesh
- 술술 잘 읽혔다. OOP, DDD에 콘웨이의 법칙을 앞뒤로 잘 끼얹고 코드가 아니라 데이터를 중심으로 SRP 조직을 꾸려나가면 데이터 메시가 된다는 느낌. 마틴 파울러의 책은 아니지만 그의 냄새가 강하게 난다(저자가 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추상적으로 크게 크게 하는데 충분한 이유가 있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이 책에서 코드 레벨은 중요하지 않고 데이터/조직/기업을 보는 시선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코드를 기대하고 읽으면 실망할 것. 그러나 팀장급 이상이 읽으면 얻는 것이 많을 것. 내가 저자라면(?) 내용 좀 바꾸고 제목을 회사 리팩토링하기라 썼을지도.
- 2024-03-24 - 트리니티 / 조너선 페터봄(Jonathan Fetter-Vorm) 글그림/이상국 역 / 서해문집 / 초판 1쇄 발행: 2013년 12월 10일 / 원제: Trinity
- 이틀간 읽었다. 트리니티 핵실험부터 2차대전 종전까지를 다루는 내용. 원자폭탄이나 2차대전과 관련된 다양한 책을 읽어왔으므로 대체로 다 아는 내용이었지만 134페이지의… 그 장면의 충격은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 2024-03-27 - 한국전쟁에서의 소부대 전투기술 / 러셀 A. 구겔러(Russell A. Gugeler) 저 / 조상근 편역 / BG북갤러리 / 초판 1쇄 발행: 2010년 01월 25일 / 원제: Combat Actions in Korea
- 사흘간 푹 빠져 읽었다. 저자는 2차대전과 한국전쟁에 참전한 장교로, 섬세하게 엮은 명작. 훌륭한 역사책이기도 하다. 평화로운 시기를 살고 있는 한국인 관점에서 울컥하는 장면도 많았다. 장진호 전투와 벙커힐 고지 전투 등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나중에 다시 읽고 싶다.
- 2024-03-29 - 키트루다 스토리 / 김성민 저 / 바이오스펙테이터 / 초판 2쇄: 2022년 11월 18일
- Merck는 2021년부터 개인적으로 주식을 좀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처음엔 워런 버핏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알게 됐다가 몇몇 미담과 키트루다, 몰누피라비르 등을 통해 더더욱 큰 호감을 갖게 됐다. 책 자체는 꽤 어려웠지만 큰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문제없어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의 노력에 대해 많이 감탄하며 읽었다.
- 2024-03-30 - 가상 면접 사례로 배우는 대규모 시스템 설계 기초 2 / 알렉스 쉬(Alex Xu), 산 람(Sahn Lam) 저/이병준 역 / 인사이트(insight) / 초판 1쇄 발행: 2024년 01월 02일 / 원제: System Design Interview Volume 2: An Insider's Guide
- 3,4일마다 한 챕터씩 읽어서 완독. 면접의 형식을 빌어 시스템을 즉석에서 설계하는 연극같은 상황을 보여주는 책. 제목의 '면접'보다는 실제 회사에서 늘 하는 설계, 그와 관련된 고민, 의사결정들을 단순하게 정돈된 케이스로 방해 없이 보여준다는 데에 의의가 있는 좋은 책이다. 1권과 형식이 달라지지 않았고 책의 특성상 1권을 읽지 않아도 2권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하지만 이 책을 2권만 사고 1권을 안 사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을만한 좋은 책이라면 역시 마틴 클레프만의 'DDIA(데이터 중심 애플리케이션 설계)'일 것. DDIA에서 가장 중요한 챕터(라고 나는 믿는다)인 1챕터에서는 과거가 계산 중심 애플리케이션의 시대였다면 오늘날은 데이터 중심 애플리케이션의 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그와 함께 모든 것을 믿을 수 없게 되었으므로 믿을 수 없는 것들을 모아 신뢰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고 말을 한다. 이건 흘려들을 수 없는 말로, 이런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코딩의 의미까지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냥 하나의 머신에서의 시공간 복잡도와 인메모리 처리만을 머릿속에 두고 회사에서 일을 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모든 것은 믿을 수 없고 전부 죽을 수 있다고 염두에 두고 예전에는 탄탄하다 믿었던 것들을 의심하며 2차 3차 대비책까지 세워가며 설계하는 세상이 된 것. 문제는 마틴 클레프만의 책은 그런 세상의 변화를 큰 그림으로 보여주는 책이어서(이런 의도를 싣기 위해서인지 각 챕터에는 '지도'모양의 삽화가 있다) 주마간산으로 훑어주는데 그렇게 대충 훑어주는 DDIA를 끝까지 읽은 사람이 '자 이제 이 책에서 말하는 시스템 설계의 구체적인 사례를 어디에서 어떻게 공부해야 하지?' 할 때 잘 정리된 자료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 실제 회사에서 작성된 설계 문서는 기밀이기 때문. 기술 블로그에 올라오는 훌륭한 글들도 있긴 하지만 공부를 하려는 사람에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이고, 어떤 글이 훌륭한지도 알아보는 안목이 없는 사람인 경우도 있다는 것이 난감한 문제. 이 두 권의 책은 이런 측면에서의 갈증을 잘 해결해주는 책이고, 실제로 백엔드 개발자들이 규모있는 시스템을 설계할 때 어떤 것들을 고려하는지를 엿보게 해준다. 물론 가상 면접의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문제는 단순화되며, 실제 회사에서 발생 가능한 짜증나고 까다로운 이슈들이 제거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지만 이건 관점에 따라 장점이기도 하고. 공부를 이제 시작하려 한다거나 갈피를 못 잡던 사람에게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백엔드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훌륭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대충 현재에 대해 플러스 마이너스 5년 정도로 꾸준히 먹힐만한 기술을 엿보는 데에도 괜찮고, 회사에서 설계를 하다가 좀 답답한 면이 있으면 참고할만한 면도 있어서 주위에 두고 장기적으로 꾸준이 펼쳐볼만하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2년마다 다음권이 나와줬으면 한다는 것.
- 2024-04-07 - 카프카 핵심 가이드 [개정증보판] / 그웬 샤피라(Gwen Shapira), 토드 팔리노(Todd Palino), 라지니 시바람(Rajini Sivaram), 크리트 페티(Krit Petty) 저 / 이동진 역 / 제이펍 / 1쇄 발행: 2023-04-14 / 원제: Kafka: The Definitive Guide, 2nd Edition
- 내가 좋아하는 특징이 많은 책. 카프카를 오래 개발해온 분들이 저자이며, 창시자 JayKreps 추천사가 들어있고, 역자 이동진님 또한 카프카에 오래 기여해오신 분이기 때문(kafka github에 가보면 나온다). 다 좋았지만 6, 7, 8 장이 특히 중요하고 자주 읽게 될듯.
- 2024-04-09 - 갈리아 전기 /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저 / 엄미희 역 / 느낌이있는책 / 초판 1쇄 발행: 2009년 03월 20일
- 카이사르가 직접 쓴 갈리아 전쟁기. 마지막 챕터는 카이사르 사후 아울루스 히르티우스가 추가했다고 한다. 난중일기 같은 느낌이 있다. 카이사르의 40대 전중후반이 모두 배경이므로 41세가 된 내가 참고용(?)으로 선택한 책이기도 한데 나와 같은 범부와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영웅이라 감탄만 하다 책을 덮은 느낌도 있다. 아무래도 로마 역사를 더 잘 알아야 더 재밌었을듯 싶다. 전쟁 이야기와는 별개로 당시 로마인이 아닌 다른 민족들의 생활에 대한 묘사 등이 흥미로웠다.
- 2024-04-12 - 개발자를 위한 레디스 / 김가림 저 / 에이콘출판사 / 초판 2쇄 발행: 2024-01-05
- 독자를 배려한 내용구성이 좋았다. 3,4,5,6장을 자주 펼쳐볼듯. 좋은 개발책은 많지만 읽으면서 점점 가슴이 뛰게 하고 얼른 키보드 붙잡고 싶어지게 하는 책은 드문데 이 책이 그런 책 같다. 그동안 레디스를 평면적으로 사용했던 시간을 좀 후회했다. 이런 기능도 있었는데 지난 프로젝트 설계에 같이 고려했다면 찰떡이었겠네… 같은 생각. 기능을 소개하다보니 자연히 활용사례 챕터에서 '가상 면접 사례로 배우는 대규모 시스템 설계 기초'책과 함께 읽기 좋은 가상 시스템을 레디스로 만드는 상황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 2024-04-15 - 스트리밍 시스템 / 타일러 아키다우(Tyler Akidau), 슬라바 체르냑(Slava Chernyak), 루벤 락스(Reuven Lax) 저/이덕기, 전웅 역 / 에이콘출판사 / 2021년 06월 30일 / 원서 : Streaming Systems: The What, Where, When, and How of Large-Scale Data Processing
- 좋은 책이지만 전반적으로 저자들의 문체 덕분에 읽기가 힘들었다. 책 뒷부분으로 갈수록 흥미로워지는 편이니 꽤 힘을 주고 근성있게 읽어야 하는 책.
- 2024-04-19 - Kafka Streams in Action / 윌리엄 베젝(William P. Bejeck Jr.) 저/최중연, 이재익 역 / 에이콘출판사 / 발행: 2019년 07월 12일 / 원제: Kafka Streams in Action: Real-time apps and microservices with the Kafka Streams API
- 예전에 카프카 스트림즈에 대한 호기심에 사뒀던 중고책을 이제서야 읽음. 2장의 카프카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이 꽤 쉽고 구체적이어서 인상적. 책의 중요 내용인 카프카 스트림즈는 처리 노드를 연결해가며 만드는 데이터변환기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데 예전에 비슷한 애플리케이션을 구상하고 만들어보려 했던 적이 있어서 개발의도에 공감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썩 읽기 좋거나 공부하기 좋은 책은 아닌듯. 한편으로는 Clojure를 사용하며 경험했던 함수들을 연결하여 데이터가 변환되며 흘러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참 단순하고 명쾌한 아이디어라는 것. 구글의 맵리듀스 이후 이런 구조는 소스코드 파일을 넘어서서 여러 머신에 걸친 대규모의 시스템이 되었다고 할 수도 있을텐데 새삼 단순하고 쉽게 만든 소프트웨어 노드를 딴딴하게 만들어서 대규모로 잘 굴리는 게 참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보면 세포 모델을 생각했던 앨런 케이는 얼마나 선구안이 있었던 사람인가…
- 2024-04-22 -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 / 제프 베조스(Jeff Bezos) 저/이영래 역 / 위즈덤하우스 / 초판 1쇄 발행: 2021년 02월 19일 / 원제: Invent & Wander
- 제프 베조스의 말과 글을 모은 책. 1부는 인터뷰, 연설, 발표, 기자 회견 등을 모은 것이고, 2부는 1997년부터 2019년까지의 아마존 주주서한이다. 제프 베조스의 선구안, 기업가정신등을 엿볼 수 있다. 당연히 아마존과 베조스의 밝고 멋있는 면을 주로 다룬다.
- 2024년 미래인의 시점에서 읽어도 베조스의 자신감과 대담함에 좀 놀라운 순간들이 있다. 잘 다니던 좋은 직장을 때려치고 스타트업을 시작한 것도 그렇고, 아마존 주주들에게 이 회사는 당장의 이익만 보는 평범한 회사가 아니라고 꼼꼼하게 주장하는 자신감이라던가, 우주 이야기라던가.
- 2024-04-24 - 켄트 벡의 Tidy First? / 켄트 벡(Kent Beck) 저/안영회 역 / 한빛미디어 / 초판 1쇄 발행: 2024년 04월 19일 / 원제: Tidy First?
- 낮에는 본편을 읽고 밤에는 옮긴이 노트를 읽었다. 제목대로 코드 정리를 언제 할 것인가가 주제라 할 수 있는데… 코드 정리라는 주제를 통해 드러나는 켄트 벡의 철학이나 옛날 이야기 같은 것들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Structured Design도 읽어봐야겠다.
- 본편만큼의 분량을 갖는 옮긴이 노트는 역자인 안영회님의 대단한 열정이 느껴졌다. 앞부분에는 더 나은 번역을 위해 켄트 벡에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고, 뒷부분에는 역자의 글 모음이 있다. 보너스로 이런 것도 들어있다니 (책이 얇아서일지도) 약간 횡재한 기분.
- 2024-04-25 - 노년에 관하여 우정에 관하여 /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 저/천병희 역 / 숲 / 2판 1쇄: 2011년 08월 20일 / 원제: Cato Maior de Senectute with Introduction and Notes
- 얇은 책인데도 사흘이나 걸려 읽었다. 키케로의 글이 좋긴 한데 요즘 읽기에는 뻔한 내용 같았다. 내가 아직 젊은이라 그런 걸 수도 있겠고 2천년이 지나는 동안 좋은 책과 이야기가 많이 나와 그런 것일지도. 키케로의 아우라를 느끼는 재미, 고 천병희선생님 번역을 읽는 느낌은 좋았다.
- 2024-04-28 - Slack / 톰 드마르코 저 / 류한석, 이병철, 황재선 공역 / 인사이트(insight) / 초판 1쇄 발행: 2010년 04월 15일 / 원제: Slack
- 제목이 슬랙이지만 메신저 슬랙하고는 관계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슬랙은 효율성의 맹신 때문에 기업/조직이 평가절하하곤 하는 시간/자원의 여유를 의미한다.
- 톰 드마르코의 다른 책 '피플웨어'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읽다보면 꽤 다르다. 이 책은 관리자 내지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을 주된 독자로 삼기 때문이다. 무조건 빨리빨리 일하라고 하고 부하직원에게 화내면서 다그치고 최저가 입찰, 짧은 일정을 고집하는 조직이야말로 슬랙이 결여된 조직이다.
- 안타깝게도 이런 것들은 오랜 세월 한국의 수많은 조직들, 사회 문화가 추구해왔던 것들이기도 해서 읽다보면 한국 사회를 비판하는 책처럼 느껴질 정도. 하지만 한국을 염두에 둔 책은 아니며 저자는 2000년대 미국의 10% 회사들이 이런 양상을 갖고 있다고 하면서 호되게 비판한다. 그리고 지금은 원서가 나온지 약 20년 후이다.
- 지식노동에 대한 톰 드마르코의 통찰은 2024년에 읽기엔 딱히 새로울 것도 없고 대담하지도 않다. 지금 읽기엔 구구절절 정론이다. 그러나 문장들이 참 맛깔난다. 예시들을 통해서도 많이 배웠다. 한국의 현실을 대신 비판해주는 것 같아 깨닫는 바도 있었다. 나중에 또 읽어야지.
- 2024-05-06 - SQL AntiPatterns / 빌 카윈(Bill Karwin) 저 / 윤성준 역 / 인사이트(insight) / 초판 1쇄 발행: 2011년 06월 27일 / 원제: SQL AntiPatterns
- SQL 뿐만 아니라 RDB를 다루며 만날(저지를) 수 있는 치명적인 실수와 예방법을 이야기한다. 내용이 좀 올드하긴 해도 초보 개발자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지만 경력자들도 방심할 수 없는 문제들을 많이 다룬다. 많이 배웠다. 아참 예전엔 이랬지 하는 것들도.
- 2024-05-11 - 살아남는 생각들의 비밀 / 샘 테이텀(Sam Tatum) 저/안종희 역 / 더퀘스트 / 초판발행: 2024년 05월 15일 / 원제: Evolutionary Ideas
- 세상엔 많은 문제가 있고 해결하는 방법도 참 많다. 이 책은 문제 해결의 심리학적 측면을 다루며 소개하는 사례들이 흥미로워 피식피식 웃으면서 재밌게 읽었다.
- 초반에 언급된 중요한 모순 5가지가 인상적이었는데 기원전 그리스의 소피스테스들이 이런 종류의 이야기들을 무지 좋아했겠다 싶다.
- 진실을 바꾸지 않고 신뢰 강화하기
- 선택지를 제한하지 않고 의사결정 지원하기
- 응답을 강요하지 않고 행동 이끌어내기
- 보상을 늘리지 않고 충성도 높이기
- 경험의 지속 시간을 바꾸지 않고 경험 개선하기
- 이 다섯가지 모순을 다루는 테크네는 알게 모르게 이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비밀들이 되었다.
- 2024-05-13 - 둠의 창조자들 / 데이비드 쿠쉬너(David Kushner) 저/이효은 역 / 스타비즈 / 2023년 01월 25일 / 원제: Masters of Doom
- 존 로메로와 존 카맥, 그들과 함께한 많은 게임 개발자들, 게이머들의 이야기. 너무 재미있어서 정신없이 읽었다. 아득하면서도 아직도 엇그제같은 90년대 이야기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위험한 데이브, 커맨더 킨, id소프트, 울펜슈타인, 둠을 만든 사람들이 겪은 성공과 슬픔, 아이러니가 있었다.
- 삶의 아이러니를 포착하는 저자의 시선 덕분에 문학적으로 느껴지는 장면이 많았다. 좋은 친구들이 사업을 통해 서로 멀어졌다가 훗날 다시 모여 처음 만들었던 게임을 다시 만드는 이야기 같은 것들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 나는 그들을 직접 만나진 못했지만 같은 시대에 그들의 소식을 컴퓨터에서/잡지에서 읽고 그들이 만든 게임을 하며 그들을 알았다. 시간만 생각해보면 청소년기의 절반 이상이었다. 어째서인지 그때 살던 동네가 떠오르고 함께 게임 이야기를 하던 친구들 얼굴도 떠오른다.
- 저자 또한 이런 추억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공유하기 위해 책을 쓴 사람이라 그런지, 이야기가 섬세하고 굉장히 열심히 조사한 것이 눈에 보이는 책이었다.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녹음한 내용을 받아쓰는데만 6개월 이상이 걸렸다고.
- 2024-05-19 - 자바에서 코틀린으로 / 덩컨 맥그레거, 냇 프라이스 저/오현석 역 / 한빛미디어 / 초판 1쇄 발행: 2022년 11월 10일 / 원제: Java to Kotlin: A Refactoring Guidebook
- 자바 코드를 코틀린 코드로 변환하는 예제가 인상적인 책. 코틀린을 시작했던 때에 읽었다면 좋았을텐데 너무 늦게 읽었다. 그렇다 해도 19장은 좋았다. 다만 코틀린과 인텔리J 사이의 커플링은 내가 늘 마음에 안 들어하는 특징인데 이 책에서도 인텔리J 기능을 사용하는 상황이 많아 아쉬웠음.
- 오탈자가 꽤 많았다. 하지만 독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음.
- 2024-05-24 - 데이터베이스 인터널스 / 알렉스 페트로프 저/이우현 역/이태휘 감수 / 에이콘출판사 / 발행: 2021년 01월 29일 / 원제: Database Internals: A Deep Dive into How Distributed Data Systems Work
- 데이터베이스 구현과 관련된 다양한 알고리즘을 다양하게(B tree부터 Raft까지) 소개한다. 폭이 꽤 넓은데도 깊다. 저자도 번역자도 고생하고 공들인 것이 느껴진다. 이런 책이 우수 학술도서여야 한다. 견문을 넓힌 좋은 독서였다. 인덱스 이렇게 많이 붙이며 읽은 책은 오래간만이네.
- 2024-05-29 - 세븐 데이터베이스 / 에릭 레드몬드, 짐 R. 윌슨 공저 / 심재철 역 / 제이펍 / 초판 1쇄 발행: 2013년 03월 27일 / 원제: Seven Databases in Seven Weeks: A Guide to Modern Databases and the NoSQL Movement 1st Edition
- 오래간만에 다시 읽었다. 저자에 의하면 브루스 테이트의 세븐 랭귀지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한 책이라고. 제목과 같이 7종류의 데이터베이스를 둘러보는 내용. 평소 쓰지 않는 DB들에 대해서 계속 읽다보면 좀 여행하는 느낌이 든다(그래서 표지 그림이 여행가방일 것이다).
- 뭣도 몰랐던 초보자 시절에는 그냥 한두종류 DB만 쓰면서 그게 전부인줄 알기도 했다. 세상을 두루 둘러보고 돌아왔을 때 당연한 줄 알았던 것이 그저 작은 세상의 한 모습임을 알게 되는 순간처럼, 이런 책이 시야를 넓혀주는 우물 밖 지도 같은 것이 아닐까. 물론 오래된 책이라는 건 감안해야 하겠지만.
- 2024-05-30 - 프로그래머, 수학의 시대 / 이재현, 이정설 저 / 로드북 / 1판 1쇄 발행일: 2020년 03월 18일
-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내가 대상 독자층이 아니었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 2024-06-02 - 링크 / 알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저 / 동아시아 / 초판 2쇄 발행일: 2002년 10월 31일 / 원제: LINKED The New Science of Networks
- 오래간만에 다시 읽었다. 복잡계 네트워크 이론창시자 바라바시의 책. 2002년까지의 네트워크 이론에 대한 역사책이기도 하고, 저자의 학문적 여정에 대한 회고로도 읽히는 명서. 네트워크 이론을 새로운 종류의 기하학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인상적..이라 하기엔 이젠 누구나 네트워크 이론의 존재를 안다.. 역사와 기초를 소개하며 다양한 사례를 설명하고 이론을 확장해가는 과정을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재미있게 씌여진 책. 전염병, 인간관계는 물론이고 컴퓨터와 생물학 등의 다양한 분야를 하나로 엮는 한편 인터넷의 초기 단계에 대한 설명들도 재미있다. 바라바시의 다른 책도 봐야 하는데.
- 2024-06-05 - 달을 판 사나이 / 로버트 A. 하인라인 저/고호관, 김창규, 배지훈, 서제인 역 / 아작 / 초판 1쇄 발행: 2023년 04월 04일 / 원제: The Man Who Sold the Moon
- 로버트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중 1권. 사흘간 즐겁게 읽었다. 1권에는 1939년~1949년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2024년 관점에서 읽기에 놀라운 점들이 많았다. 로버트 하인라인이니 당연히 재미는 기가막히다. 하인라인 특유의 디테일한 엔지니어링 관련 대화들(추정, 계산, 예측)이 너무 좋다.
- 책 마지막 페이지에 타임라인이 있으니 놓치지 말 것.
- 2024-06-08 - Kafka in Action / 딜런 스콧, 빅토르 가모프, 데이브 클라인 저 / 최중연 역 / 에이콘출판사 / 발행: 2023년 10월 30일
- 그냥 그랬다. 참고문헌 목록은 쓸만하다.
- 2024-06-11 - 개 산책도 시켜드립니다 / 로버트 A. 하인라인 저/고호관, 배지훈, 서제인, 조호근 역 외 1명 / 아작 / 초판 1쇄 발행: 2023년 04월 04일 / 원제: We also Walk Dogs
- 로버트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2권. 1권에서 최초의 달착륙 회사를 일궈냈지만 너무나 성공한 기업가가 되어버려 아이러니하게 달에 갈 수 없는 몸이 된 해리먼이 노인이 되어 악착같이 불법적으로 달에 어떻게든 가서… 세상을 떠나는 이야기 '레퀴엠'이 너무 좋았다. 보면서 눈물이 나서 힘들었음.
- '돌아오니 좋네'도 재밌어서 점심시간 가는 줄 몰랐던 단편. 직업상의 이유로 달에서 체류하던 가족이 그리워했던 지구로 돌아갔건만, 지구인들은 달 사람이라고 차별을 하고, 몸은 물론이고 책이나 일상품도 모두 무겁고, 공기는 먼지가 가득해 달을 향한 향수병에 빠져 결국 달로 돌아가는 이야기.
- 2024-06-14 - 지구에서 온 위협 / 로버트 A. 하인라인 저/김창규, 배지훈, 서제인 역 / 아작 / 초판 1쇄 발행: 2023년 04월 04일 / 원제: The Menace From Earth
- 3권은 (귀여운 단편인 지구에서 온 위협을 제외하면) 3종류의 사회 부적응자들이 주인공. If this goes on(이대로 간다면)은 1940년 소설인데도 1990년대 헐리우드 영화나 2000년대의 SF 액션 게임들 시나리오 같았다. 하인라인의 영향력이 역시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2024-06-20 - 므두셀라의 아이들 / 로버트 A. 하인라인 저/김창규, 최세진 역 / 아작 / 초판 1쇄 발행: 2023년 04월 04일 / 원제: Methuselah`s Children
- 므두셀라의 아이들, 조던의 아이들(우주+상식). 종교적인 느낌이 있는 두 장편으로 므두셀라의 아이들은 초중반이 상당히 재밌었고 조던의 아이들은 뒤로 갈수록 재미있다는 대비가 있었다.
- 조던의 아이들에서 꽤 기억에 남을 장면 하나. 우주선에서 태어나 우주선에서만 살던 인간이 처음으로 행성에.. 그러니까 땅에 내렸을 때, 머리 위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일종의 아득한 고소공포증 같은 것을 느끼는 장면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 2024-06-22 - 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 박치욱 저 / 웨일북 / 초판 2쇄 발행: 2023년 12월 26일
- 박치욱 님의 책. 읽으면서 무척 행복했다. 특히 마지막 챕터 '인체'에서 학과를 넘나들며 다양한 학자들과 교류하며 공부하는 이야기가 너무 좋았음. 잔잔하다.
- 2024-06-26 - 그리고 그는 비뚤어진 집을 지었다 / 로버트 A. 하인라인 저/김창규, 배지훈, 조호근 역 / 아작 / 초판 1쇄 발행: 2023년 04월 04일 / 원제: And He Built a Crooked House
-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5권. 마법 주식회사는 좀 당황스러웠지만 어지간한 현판보다 낫더라. '만족스럽지 않은 해결책'은 방사능 무기를 사용해 베를린을 초토화시킨 미국이 전세계를 휘어잡고 디스토피아로 나아가는 내용의 등골이 오싹한 소설이었음. 원폭 이전 작품이라 당연히 실제 역사와는 다르지만.
- 2024-07-06 - 보이지 않는 컴퓨터 / 도널드 노먼 저 / 김희철 역 / 울력 / 1판 1쇄: 2006년 07월 28일 / 원제: The Invisible Computer
- 정보가전 개념을 제시한 책으로 주제를 요약하자면 “기술이 사람에 맞춰야 한다. 사람이 기술에 맞추면 안된다”라 할 수 있겠다. 전반적으로 흥미로우며 특히 책 중후반의 인간중심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회사를 재구성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내용이 좋았음.
- 2024-07-10 - 자신의 구두끈을 당겨서 / 로버트 A. 하인라인 저/배지훈, 최세진 역 / 아작 / 2023년 04월 04일 / 원제: By His Bootstraps
- 로버트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6권. 올드한 소설이라 평하고 싶은데 수록된 소설들이 1941년 9월,10월,11월 발표된 것들. 올드한 건 당연하다. 라고 생각하면서도 한달 주기로 발표를 했다는 점에 놀랐다.
- 2024-07-13 - 게임 엔진 블랙 북: 둠 / 파비앙 상글라르 저/박재호 역 / 한빛미디어 / 초판 1쇄 발행: 2021년 04월 01일 / 원제: Game Engine Black Book: DOOM
- 감동적인 책. 둠의 역사와 기술적인 내용을 모두 다루지만 기술쪽에 더 치우쳐 있다. 당시 하드웨어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 것이 좋았다.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 2024-07-20 - 오버스토리 / 리처드 파워스 저/김지원 역 / 은행나무 / 1판 1쇄 발행: 2019년 02월 11일 / 원제: The Overstory
- 대단한 소설이긴 했지만… 주제가 좋고 종종 나타나는 숨막히는 문장들도 좋았으나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져 읽기가 힘들었다.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읽을 걸 그랬다.
- 2024-07-24 -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 피터 린치, 존 로스차일드 저/이건 역/홍진채 감수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개정3판 9쇄 발행: 2022년 11월 15일 / 원제: One Up on Wall Street
- 재밌게 잘 읽었다. 피터 린치는 참 웃기면서도 뭔가가 가슴속에 남는 글을 쓰는 것 같다. 기본은 그가 마젤란 펀드를 운영하며 경험하고 생각한 주식 이야기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온갖 소문과 욕심에 휘말려 어리석은 선택을 하며 사는 수많은 (똑똑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 2024-07-30 - JVM 밑바닥까지 파헤치기(3판) / 저우즈밍(周志明) 저/개앞맵시 역 / 인사이트(insight) / 초판 1쇄 발행: 2024년 04월 30일 / 원제: 深入理解Java虛擬机
- 앞으로 몇년간 옆에 두고 계속 읽을 책을 발견해 들뜨고 기분이 좋다. 4판, 5판… 계속 출간되면 좋겠다. (모두 구매할 것이다)
- 2024-08-01 -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 아말 엘모흐타르, 맥스 글래드스턴 저/장성주 역 / 황금가지 / 1판 1쇄: 2021년 07월 16일 / 원제: This Is How You Lose the Time War
- 음 다 읽긴 했지만… 결말까지의 스토리가 너무 뻔하고, SF가 그냥 장식인 느낌이어서 별로였음. 끝까지 읽고 나서 다시 읽어야 하는 구조라는 걸 초반부터 직감할 수 있는데 다시 읽고 싶을 정도의… 아무튼 재미있지 않았다. 제목과 표지는 엄청 멋있는데…
- 2024-08-19 - 5개 원소로 읽는 결정적 세계사 / 쑨야페이(孫亞飛) 저/이신혜 역/김봉중 감수 / 초판발행: 더퀘스트 / 2024년 08월 21일 / 원제: 元素與人類文明
- 세계사와 잘 섞여있는 과학 교양서라 역사적 인물들이나 발명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다. 읽는 내내 중고등학생들에게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춘추전국시대도 나오고 식품이나 환경오염, 우주, 건축 등의 다양한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다루기 때문이었다.
- 2024-08-31 - AI 트루스 / 임백준 저 / 한빛미디어 / 초판 1쇄 발행: 2024년 08월 20일
- AI와 관련된 역사와 주요 인물들을 짚어가고 인간의 사회를 재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흐름이 좋았다. AI에 대해 찬양과 두려움만 늘어놓기보다 이놈들은 그저 인공물일 뿐이고 대체될 직업들이 분명히 있지만 진짜로 인간을 위협하는 것은 역시 인간이다는 통찰. 임백준님 책은 다 좋다.
- 사회가 더 민주적이고 합리적이고…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건데 하 이거 참 너무 어렵지 않나. 오죽하면 인공지능 정치인이나 판사가 나와야 한다는 말도 있을까? 임백준님 자신도 프로그래머이기 때문에 책에 실린 코딩에 대한 애정과 걱정이 느껴지기도 했다. 내 직업은 어떻게 되려나.
- 2024-09-02 - 업타임 / 로라 메이 마틴 저/이현 역 / 다산북스 / 초판 1쇄 발행: 2024년 08월 14일 / 원제: Uptime: A Practical Guide to Personal Productivity and Wellbeing
- 저자가 구글 임원들을 대상으로 생산성 교육을 하는 사람이라 한다(. 이런 책들은 복잡하면 따라하기 어려운데 실천하기 쉬운 생산성 원칙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분량도 많지 않음.
- 2024-09-11 - 금붕어 어항 / 로버트 A. 하인라인 저/조호근, 최세진 역 / 아작 / 2023년 04월 04일 / 원제: Goldfish Bowl
- 로버트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7권. '금붕어 어항'은 2개의 어항 이야기라는 점이 꽤 괜찮았다. '조너선 호그의 기분 나쁜 직업'은 좀 당황스러운 내용이었지만 나름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긴 했다.
- 2024-09-17 - 데드라인 이펙트 / 크리스토퍼 콕스 저/임현경 역 / 알에이치코리아(RHK) / 1판 1쇄 발행: 2021년 10월 18일 / 원제: The Deadline Effect
- 읽는 내내 당황스러움을 느낀 책. 제목이 너무 쎄다. 데드라인과 관련된 현상에 대한 분석이나 연구는 아주 살짝만 소개한다. 실제로는 저자의 명사에 대한 인터뷰나 몇몇 직업 체험기에 가까웠다. 책 제목이 아까운 에세이집.
- 2024-09-22 - 셸 스크립트 - 101가지 예제로 정복하는 / Dave Taylor 저 / 여인춘 역 / 에이콘출판사 / 발행: 2005년 09월 26일 / 원제: Wicked Cool Shell Scripts
- 오래전에 사둔 책을 다시 펼쳐 보았다가 이틀간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잡다하면서도 기발한 아이디어와 요즘 시대에는 잘 쓰이지 않는 테크닉/노하우가 많이 수록된 재미있는 책.
- 2024-09-26 - 콜럼버스는 머저리 / 로버트 A. 하인라인 저/배지훈, 조호근 역 / 아작 / 2023년 04월 04일 / 원제: Columbus Was a Dope
- 로버트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8권.
- 2024-10-06 - 슬로우 워크 / 칼 뉴포트 저/이은경 역 / 웅진지식하우스 / 초판 1쇄 발행: 2024년 09월 23일 / 원제: Slow Productivity
- 칼 뉴포트 교수의 슬로우 워크. 더 적게 일하고, 자연스러운 속도로 일하고, 최대한 퀄리티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일하자는 내용. 흔한 자기계발서들에서 보이는 뻔한 실천전략들을 늘어놓기보다는 추상적인 차원에서 방향성을 제시. 이런 책은 경영자들이 많이 읽어야 하지 않을까.
- 2024-10-07 - 아파트 속 과학 / 김홍재 글 / 어바웃어북 / 2023년 07월 03일
- 별 생각없이 중고로 샀다가 지난 2주간 재미나게 읽었다. 과학책이라 하긴 좀 아쉽고.. 아파트를 주제로 현대 한국인을 위한 상식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아파트가 주제라면 많은 책들이 부동산 투자 등을 다루는데 이 책은 다양한 용어와 역사적 맥락, 잘 몰랐던 공학적 측면을 다뤄 매우 재미있고 유익했음.
- 2024-10-13 - 도시를 움직이는 모든 것들의 과학 / 로리 윙클리스 저/이재경 역 / 반니 / 2020년 09월 05일 / 원제: SCIENCE AND THE CITY
- 가벼운 마음으로 산 중고책을 너무 재밌게 읽었다. 저자의 집요함이 독자를 빠져들게 만든다. 주석의 참고문헌들이 너무 좋고, 매 챕터에서 환경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해주는 점도 좋았다.
- 2024-10-16 - 무엇이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가 / 코리 키스 저/장혜인 역 / 더퀘스트 / 2024년 09월 25일 / 원제: Languishing: How to Feel Alive Again in a World That Wears Us Down
- 저자의 따뜻한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몇몇 단어들의 의미를 분리하는 작업들이 좀 인상 깊었다. 행복/기쁨, 불행/슬픔, 친구/우정 등. 행복해도 슬플 수 있다. 불행중에도 기쁠 수 있다. 친구와 우정은 다르다 등등. 마지막 챕터 '놀이'는 울컥하는 문장들이 많았음.
- 2024-10-19 - 돌파하는 과학 / 용문중 저/권석준 감수 / 더퀘스트 / 2024년 10월 25일
- 과학사 전반을 훑는 교양서로, 무겁지 않아 즐겁게 읽었다. 나는 이런 종류의 과학 교양서를 매년 2-3권씩은 꼭 읽는데 끝부분에서 조금씩 조금씩 트렌드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매년 조금씩 더 알아가야지.
- 2024-10-19 - 고양이 요람 / 커트 보니것(Kurt Vonnegut) 저 / 아이필드 / 초판 발행: 2004년 07월 07일 / 원제: Cat's Cradle
- 때로는 지구상의 모든 것이 별로 안 웃긴 고약한 농담 같다.
- 2024-10-19 - 채식주의자 / 한강 저 / 창비 / 개정판 29쇄 발행: 2024년 11월 01일
- 숨도 못 쉬고 읽었다.
- 2024-10-22 - E. H. 카 러시아 혁명 1917 - 1929 / E. H. 카 저/유강은 역 / 이데아 / 초판 4쇄 발행: 2023년 09월 18일 / 원제: The Russian Revolution from Lenin to Stalin 1917-1929
- 많은 것들이 혼란으로 빠져들어간 1920년대의 강대국들에 대해 아는 것이 적다는 생각에 유명한 역사가인 E. H. 카의 책을 선택해 읽었다.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됐다. 카는 당시 러시아 분야 권위자였고 이 책은 카가 러시아 역사를 다룬 14권짜리 대작의 요약본 격이었다고.
- 2024-10-26 -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 슈테판 츠바이크 저/육혜원 역 / 이화북스 / 2023년 10월 23일 / 원제: Marie Antoinette: Versailles and French Revolution by Stefan Zweig
- 특히 후반부가 너무 재밌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네. 프랑스 대혁명 이전 시기가 궁금했는데 궁금증이 많이 해소됐다. 널리 알려진 흥미로운 거짓 에피소드들는 이 책에서 소개하지 않으며 앙투아네트 시대의 신문과 편지, 법정 기록들을 토대로 했다고. 그래서 법정이 등장하는 후반이 상당히 리얼해 오싹했다. 바스티유 습격 이후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 루이16세와 앙투아네트가 단두대에서 죽었다는 내 상식은 너무나 단순한 것이었다. 등장인물의 수도 상당하고 정치적인 사건들의 변화가 복잡무쌍해 현대인의 관점에서 보기에도 몇년간의 9시 뉴스를 압축해서 보는 느낌이 들었다.
- 그러고보니 누군가는 책 리뷰에 프랑스 궁궐에서 살아본 경험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적잖게 동의한다. 한편 거의 평생을 사치와 도박에 빠진 철부지로 살았지만 대혁명을 겪으며 말년에 정신을 차려가는 입체적인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책 후반부의 전율은 역시 역사감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겠지.
- 2024-10-27 - 소년이 온다 / 한강 저 / 창비 / 2014년 05월 19일
- 힘들게 읽었다. 악몽을 꿀 것 같다. 하지만 아마도 악몽을 꾸게 된다면 기억해야 하기 때문에 꾸는 것이겠지. 인간으로서.
- 175쪽의 질문.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 가 머릿속을 휘젓는다. 어릴적부터 비슷한 생각을 했다. 얼마 전에는 벌레를 휴지로 잡으며 곰을 떠올렸다. 회색곰 영역에 들어갈 때는 죽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지. 어찌보면 주위에 몇몇 생물만을 허용하는 인간도 비슷하지 않을까.
- 누군가가 인간의 잔인함을 잊지 않기 위해 이러한 증언 문학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같은 상황에서 폭력성과 잔인함을 드러내는 반면, 어떤 사람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소중하고 무서운 양심이란 보석을 들고 일어난다. 양심… 인간이란 무엇일까.
-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는 러시아 혁명, 어제는 프랑스 대혁명, 오늘은 광주민주화운동이 배경인 책을 읽었네. 인간을, 인류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자유와 평등… 그리고 양심… 양심.
- 2024-10-29 - 데이터 지향 프로그래밍 / 예호나탄 샤르빗 저/박성철 역 / 에이콘출판사 / 2024년 10월 31일 / 원제 : Data-Oriented Programming: Reduce software complexity
- 베타리딩에 참여했던 책이 출간되었다. 실제로 책을 다 읽은 것은 8월 25일. 내가 작성한 추천사도 한 페이지 들어가 있다.
- Clojure 프로그래밍 언어의 장점이라 생각했던 것들을 범용적으로 설명하는 좋은 책. Java / Spring / OOP 에 질려있던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 2024-10-30 - 닥터딩요의 백년 건강 / 김태균 저 / 21세기북스 / 2021년 10월 25일
- 아내가 권해주셔서 읽은 '닥터딩요의 백년 건강'. 책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 운동할 것
- 채소와 생선을 많이 먹을 것
- 내과의사의 말과 의사의 처방을 믿을 것
- 이상한 즙 같은 거 먹지 말 것
- 당뇨, 고혈압, 고지혈에 대해 상식을 넓혔다. 유튜브 채널도 봐야지..
- 아내가 권해주셔서 읽은 '닥터딩요의 백년 건강'. 책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 2024-10-31 - 흰 / 한강 저/최진혁 사진 / 문학동네 / 2018년 04월 25일
- '흰'을 읽으며 로르샤흐 검사가 떠올랐다. 소설이라기보다는 펜을 움직이는 속도만큼 침착한 정신분석적 서술들. 흰 것에 대해 쓰기 위해 목록을 만들고, 흰 것들에 써내려가는 작업은 글쓴이의 미안함, 아쉬움, 슬픔 등으로 이어진다. blank, blanc, black, flame의 어원이 모두 같다고 했지.
- 2024-11-02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가이드북 / 게르겔리 오로스 저/이민석 역 / 한빛미디어 / 2024년 10월 30일 / 원제: The Software Engineer’s Guidebook
- 어제 아침부터 읽기 시작해 방금 완독. 559p로 두텁지만 챕터마다 놓칠 수 없는 이야기가 있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몰두해 읽을 수 있었다.
- 나는 이런 종류의 책을 '지도책'이라 부르곤 하는데, 매우 넓은 영역을 빠르게 훑으면서 중요한 곳에 표시를 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개발자 커리어의 여러 측면에 대한 조언 모음집이다. 따라서 '기업에서 일하는 개발자'의 생애주기 전체에 걸쳐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직급과 기대되는 역할들을 소개하고 바람직한 행위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그러므로 일단 업계에 입문한 초보 개발자에게 추천할 수 있을듯. 쏟아지는 업무에 휩싸여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는 이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다만, 여러 케이스(시니어, 테크리드, 스태프, 아키텍트 등)를 복합적으로 소개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에게는 책의 일부만 필요할 수도 있겠다.
- '가이드북'이기 때문에 이미 수준에 도달한 사람에게는 책의 모든 영역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혼자 읽기보다는 팀 단위로 토의하며 읽거나, 스터디 그룹에서 함께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한편으로는 개발자 커리어 패스에 대한 가이드북이기 때문에 업계의 상당부분을 훑는 책으로도 볼 수 있다. 비슷한 역할을 하는 책들이 이미 좀 있는데 비슷하면서도 상당히 다른 영역을 다루기 때문에 같이 읽기 좋겠다. 예를 들어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 라던가…
- 2024-11-03 - AI 시대의 프로그래머 / 톰 타울리 저/이일섭, 황은옥 역 / 한빛미디어 / 2024년 08월 23일 / 원제: AI-Assisted Programming
- 코딩할 때 도움받을 수 있는 AI소개, 질문하는 방법, 답변을 적용할 때의 주의할 점 등을 다루는 책이다. 책이 얇아 빠르게 읽기 좋고 예제/설명이 구체적이어서 곧바로 실제 작업에 적용해볼 수 있다. AI보조를 안 받아봤거나 초심자라면 도움이 될 것. 그러나 구체적이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 2024-11-04 - 죽은 신을 위하여 / 슬라보예 지젝 저/김정아 역 / 길 / 2007년 07월 31일 / 원제: The Puppet and the Dwarf: The Perverse Core of Christianity
- 오랜만에 읽은 신성모독적인 책. 도킨스의 작업보다는 지젝의 글이 더 강력하다고 생각한다. 지젝의 글이 꽤 웃기기 때문. 어려운 철학책이기도 하지만 저자 입담이 장난 아니어서 (무신론자라면) 피식피식 웃으며 재밌게 읽을 수 있다. 15년 전에 이 책 소개해 줬던 친구 생각이 나네. 잘 지내나..
- 2024-11-09 - 문화의 패턴 / 루스 베네딕트, 김열규 저 / 까치(까치글방) / 2005년 10월 20일 / 원제: Patterns of Culture by Ruth Benedict, 1934
- 시대를 관통하는 역작. 문화와 제도는 인간에게서 비롯되나 역으로 인간에게 영향을 준다. 생소한 여러 사회와 문화를 조감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내가 살고있는 21세기가 신기해 보인다. 90년전 책인데도 주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며, 문장은 페이지 속 오래된 서체라는 틈으로 빛을 발한다.
- "전통이란 환자와 같아서 몹시 신경질적이다". 특정한 문화에서의 정신병자가 타문화에서는 정상인이 된다는 점에서 (좀 더 현대인인) 미셸 푸코도 떠올랐음. 개별적으로 신기한 작업인 여러 부족을 돌아보는 것은 마지막 챕터에 이르러 1930년대 당시의 미국을 생소하게 직면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데, 다양성에 대한 강조가 요즘에도 통하는 듯해 안타깝기도 하고 시대를 넘어선 루스 베네딕트 선생님의 통찰에 놀랍기도. 책을 덮은 후에는 자신이 소속된 한국 사회를 좀 더 외부에서 보는 시간을 잠시 가질 수 밖에 없게 되는데(아마 대부분이 이럴 것이다).. 한국 사회는 아마도 호전적인 부족들과 매우 비슷하지 않나.
- 2024-11-09 - 창작자를 위한 지브리 스토리텔링 / 이누해 저 / 동녘 / 2024년 11월 15일
- 정말 즐겁게 읽었다. 지브리 영화들은 늘 근처에 있었다. 때문에 지브리 작품들을 짚어가는 이 책을 읽는 것은 어린시절부터의 몇몇 순간들을 떠올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국민학생 때 모노노케히메를 비디오로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도 떠올랐고, 대학생때 센과 치히로를 보러 영화관에 갔던 것도..
- 나도 참 어른이 되었구나 싶은 하루였다. 여러 영화를 넘나들며 캐릭터와 이야기 흐름을 묶어내고 그 과정에서 추억과 재미와 감탄.. 그리움이 복합적으로 읽힌다. 작법서의 형식이라 창작자 관점으로 볼 수 있는 것도 큰 재미. 읽으면서 생각한건데 아직 안 본 영화가 많다. 조만간 챙겨봐야지.
- 2024-11-14 - 반역의 책 - 옹정제와 사상통제 / 조너선 스펜스 (지은이),이준갑 (옮긴이) / 이산 / 2004-07-16 / 원제: Treason by the Book (2001년)
- 너무 재밌게 읽었지만 명사 번역 때문에 몇 번이고 열불이 나서 뒷목을 잡았다. 아니 공자는 공자라고 번역하면서 왜 자로는 쯔루라고 번역한걸까? 악비 장군은 웨페이라고 해서 한자를 읽기 전에는 못알아봤음.
- 아무튼 번역과 별개로 이야기가 좋았다. 머릿속에서는 녹정기 다음 이야기가 마구 흘러가고.. (옹정제는 강희제의 아들이다) 옹정제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나름 세련된 정치능력과 인정욕이 결합된 인간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청나라 황제의 관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었음. 청나라 지배세력은 특히 황제는 한족이 아니었으므로 정치적으로 다양한 도전과제를 마주할 수 밖에 없었을 것. 따라서 이(오랑캐)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한족들의 생각을 고쳐봐야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옹정제의 몇 가지 시도가 흥미로웠다.
- 그러고보니 두 번째로 읽은 조나단 스펜스 교수의 책이기도 하다. 예전에 읽었던 책은 마테오 리치 - 기억의 궁전. 24년전인가? 25년전에 읽은 책이었지만 매우 재미있고 강렬했어서 아직 또렷하게 기억하는 책. 다시 읽고 싶군.
- 2024-11-17 - 실수와 오류의 세계사 / 소피 스털링(Sophie Stirling) 저/김미선 역 / 탐나는책 / 2023년 05월 22일 / 원제: We Did That?
- 역사속 인물들의 황당한 발언, 이상한 미신들, 이제는 사라진 웃긴 직업 같은 것들을 짤막짤막하게 소개하는 책. 소재 하나당 거의 한두페이지 분량이어서 좀 리더스 다이제스트 같았다.
- 이런 책들을 읽다 보면 웃긴 하지만 그러면서도 다 읽고 나면 뭔가.. 현재에 대해 거리를 두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옛날의 미신들도 그 당시엔 상식에 준하는 것들인 경우가 있었고, 사라진 직업들도 당시엔 꽤 인기가 있었거나 사회에서 나름 역할이 있었던 것들. 지금 보니까 웃기다는 건데..
- 오늘날 사람들도 혈액형성격/귀신/악마/천사 따위를 믿지 않나. (알람시계 때문에 사라진) 잠 깨워주는 직업은 좀 흥미로운 생활상을 보여줬음. 오늘날 우리들의 직업들 중 어떤 것들은 미래인이 보기에 이걸 사람이 했었다고? 싶은 게 되지 않을까 싶은.
- 2024-11-17 - 헌치백 / 이치카와 사오 저/양윤옥 역 / 허블 / 2023년 10월 31일 / 원제: ハンチバック
- 헌치백. 짧고.. 머리에 충격을 주며.. 힘이 있다. 소설 속에 소설이 있는데 그 소설 속의 소설이 변화한다. 당사자성 소설이라 소설 바깥에 있는 인물이 여러 겹을 뚫고 내려가는 통일성 내지 뚫고 나가는 느낌도 느껴진다.
- 2024-11-24 - 네번째 손 / 존 어빙 저/이문희 역 / 문학동네 / 2011년 08월 22일 / 원제: The Fourth Hand
- 어후… 책빙의 됐다가 풀려난 느낌이다.
- 2024-11-28 - 공부란 무엇인가 / 김영민 저 / 어크로스 / 2020년 08월 26일
- 가끔 트위터에 올라온 링크를 통해 읽었던 김영민 교수의 컬럼 연재분을 묶은 책. 한국 사회에 대한 통찰도 좋고 학습과 연구 등에 대한 내용도 좋고.. 책 뒤의 인터뷰도 다 읽을만한데 교수님의 유머 감각이… 항마력이 딸린다. 읽다가 여러번 포기할 뻔 했네.
- 2024-11-30 - 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궤도의 다시 만난 과학 / 궤도, 송영조 저/EBS 제작팀 기획 / 페이지2북스 / 2024년 11월 27일
- 재밌게 잘 읽었네. EBS에서 기획한 책이고, ‘두 번째 교과서’라는 재목에서 알 수 있듯 최신 교과 과정을 기반으로 작성된 과학 교양서. 유튜버가 지은이이길래 읽기전엔 우려했지만 내용은 충실하고 유머도 과하지 않으며 이해를 잘 돕는다.
-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학교 졸업한 이후 요즘 과학 교육과정이 어떤지 잘 몰랐는데 최신의 공교육 과학상식은 이정도까지 왔구나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중고등학생이나 학부모가 읽으면 더할나위 없을 것 같고, 졸업한 지 오래된 성인들도 안심하고 읽을 수 있을듯.
- 나름 과학교양서를 자주 읽는 편인데 보기 드물게 잘 편집되어 있고, 농담과 예시의 선을 품위있게 잘 지키며 교육적인 문체와 내용을 확보한 좋은 책이라 생각. 표지는 좀 아쉽군. 유명인 얼굴보다 그냥 밤하늘이면 더 좋지 않았을까. (아마 저자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을까?)
- 2024-12-01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데이비드 이글먼 저/김승욱 역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22일 / 원제 : Incognito
- 흥미로운 사례가 가득하고 문장 구상이 촘촘하다. 한 줄 한 줄 생각할 거리가 가득해 읽는 맛이 좋았다. 가장 인상적인 챕터는 폭력성향 범죄자들의 뇌와 그들의 행동이 등장하는 6장. 평범하게 사실을 나열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과거과학에 바탕을 둔 사법제도와 미래인들이 보는 현대시대를 함께 상상해보게 하는 기법을 은연중에 쓰고 있어, 책을 읽으면서 현대의 여러 법 제도나 사회 이슈들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검토해보게 됐다. 그래서 6챕터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음.
- 읽으면서 가장 무서웠던 챕터이기도 하다. 평범했던 사람이 종양 등의 이유로 뇌가 고장나 범죄를 저지르는 종류의 사건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인간의 자아는 영혼이 아니라 두뇌라는 생물학적 환원주의가 자리잡은 시대이기 때문에.. 내 뇌를 잘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같은 고민에도 빠져들어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이 책에서는 뇌 건강을 어떻게 지키는 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기 때문에(하하) 이런 것은 다른 책을 보면서 공부해야겠지만…
- 2024-12-03 -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년 / 아르까지 스뜨루가츠끼, 보리스 스뜨루가츠끼 공저 / 석영중 역 / 열린책들 / 보급판 1쇄: 2006년 8월 20일 / 원제: Za milliard let do kontsa sveta
- 오래간만에 읽는 러시아(소련) 소설. 작중 분위기가 무겁다. 읽으면서 너무 답답해서 다 읽은 다음엔 바깥에 나가 찬바람을 쐬고 싶을 정도였음. 지동설을 제안했던 사람들은 이단으로 몰려 사형당하기도 했었지..
- 2024-12-12 - 더 인간적인 건축 / 토마스 헤더윅 저/한진이 역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20일 / 원제: Humanise
- (제목으로도 드러나긴 하지만) 이 책은 건축업계를 비판한다. 물리적이고 효율적인 ‘진실’에 기초한 도시계획과 건축물들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커뮤니티를 직선과 사각형으로 분할해 나누었으며 건축물들은 이제 삶의 공간이라기보다는 부동산 투자 대상이 되었다. 이런 종류의 건축 패러다임은 얼핏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용자를 밀어내는 한정된 용도와 복제된 것이나 다름없는 디자인으로 인해 철거하기 쉬운 대량 생산품에 지나지 않아 전 지구적으로 엄청난 건축 폐기물을 만들어내게 된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오히려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곡선이 들어갔거나 특이한 외관을 가진 건축물들이 보행자-대중들의 사랑을 받아 유니크한 장소성을 획득해 더 오랜 세월을 철거되지 않고 자리를 지키게 된다. 그렇다면 실제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이 책의 주제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 읽으면서 놀란 지점이 좀 있었는데 책의 구성이 책의 주제를 잘 표현한다. 지루한 건축물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저자의 주장은 기발한 사진과 특이한 서체, 재미있는 문단으로 만들어진 책의 형태로도 독자를 설득하고 있다. 좀 웃기고 재밌으면서도 무거운 주제가 담겨 있다.. 간만에 읽는 훌륭한 책. 그리고 이 책의 백미는 마지막에 있는 저자의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친애하는 행인에게”. 감동적이었다. 건물은 건물주의 것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지나는 행인을 위한 것이기도 해야 한다는 저자의 철학이 마음에 든다.
- 2024-12-14 - 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 / 헨리 페트로스키 저 / 지호 / 초판 4쇄 발행: 2000년 01월 20일 - 유용한 도구들의 역사를 소재로 공학의 복잡함과 까다로움이 인간에게서도 온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명제가 myth임을 주장한다. 형태는 기능을 따르지.. 그런데 기능은 무엇을 따르나? 단순명쾌해보이는 형태-기능의 어우러짐이란 믿음조차 논파되기 쉽다. 기능은 유행을 따르고, 인간은 불편에도 금세 적응하며, 더 뛰어난 기능이 있는 도구라도 관습에 의해 거부되곤 한다. 도구의 발전은 기능의 명확화가 아니라 기능의 ‘실패’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 현대인에게는 딱히 이상할 것 없는 도구인 ‘포크’조차 허영심의 도구로 취급받던 시기가 있었고, 뻔해 보이는 도구인 망치도 알고보니 이전 세기에도 500종이 넘는 다양성을 보이고 있었다. 도구는 문화적 다양성에 의해 다양하게 등장하며 실패를 통해 진화한다. 팩트는 시야가 짧은 이의 진실일 뿐. - 한편 제목이 좀 한국화되었는데.. ‘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라는 이 제목은 1챕터명이고, 부제인 ‘쓸모있는 물건들의 진화 이야기’가 원제.
- 2024-12-15 - 운명을 바꾸는 말하기 수업 / 이영선 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2월 12일 - 깔끔하고 가볍게 읽기 좋았다. 스피치를 앞둔 사람을 위해 내용을 다듬고, 구성을 손보고, 청중을 살피고, 자신의 겉모습을 돌아보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구성상 회사에서의 면접과 업무대화도 다루고 있어서 사회 초년생이나 대학생들에게 추천할 수 있겠다. - 서체가 크고 어려운 내용을 다루지 않아 시원하게 잘 읽힌다. 내용이 꽤 다정한데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스피치를 통해 자신의 우월함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공감하고 연결되는 경험을 해보라는 좋은 조언들이 있다. 좋은 후배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회사 공용 서가에도 어울릴듯.
- 2024-12-17 - 희랍어 시간 / 한강 저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10일 - 읽으면서 22년 전 대학교 1학년 때 수강해 들었던 고대 그리스어 수업, 그리고 플라톤 전공수업이 떠올랐다. 현대 그리스인들에게도 생소할, 오래된 그리스어. 왜 작가는 이 오래된 언어를 선택했을까. 그러고보니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종교의 신은 세상을 말씀으로 창조했다 했지. - 등장하는 언어가 많아 쓸쓸하다. 작중 인물들이 안쓰럽다. 독일어, 독일어 수화, 그리스어, 라틴어, 그런 내용들이 한국어로 인쇄되어 있다. 주요 인물 하나는 말을 잃었고, 다른 하나는 시력을 잃고 있다. (마치 플라톤의) 어두운 동굴 속에 갇힌 사람들처럼 서로 잘 통하지 않는다. 그림 같은 소설.
2024년에 대충 읽은 책 목록
- 2024-07-21 - 마스터링 분산 추적 / 유리 슈쿠로 저/홍성민, 남궁영환 역 / 위키북스 / 초판 발행: 2020년 02월 21일 / 원제: Mastering Distributed Tracing by Yuri Shkuro
- 좋은 책 같긴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까지 훑어보기만 했다. 3가지 언어 버전으로 각기 소개되는 예제가 산만하게 느껴졌다(한가지만 소개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다행히 군데군데 나오는 이론 파트와 참고문헌은 내 취향에 맞았고 읽기에도 좋았다.
2024년에 읽은 만화책 목록
- 2024-06-22 - 던전밥 1 / 쿠이 료코 저, 김완 역 / 소미미디어 / 1판 1쇄 발행: 2016년 1월 1일 / 원제: ダンジョン飯 / 리디북스 전자책
- 2024-06-22 - 던전밥 2 / 쿠이 료코 저, 김완 역 / 소미미디어 / 1판 1쇄 발행: 2016년 3월 1일 / 원제: ダンジョン飯 / 리디북스 전자책
- 2024-06-22 - 던전밥 3 / 쿠이 료코 저, 김완 역 / 소미미디어 / 1판 1쇄 발행: 2016년 12월 1일 / 원제: ダンジョン飯 / 리디북스 전자책
- 2024-06-23 - 던전밥 4 / 쿠이 료코 저, 김완 역 / 소미미디어 / 1판 1쇄 발행: 2017년 7월 28일 / 원제: ダンジョン飯 / 리디북스 전자책
- 2024-06-23 - 던전밥 5 / 쿠이 료코 저, 김민재 역 / 소미미디어 / 1판 1쇄 발행: 2017년 12월 25일 / 원제: ダンジョン飯 / 리디북스 전자책
- 2024-06-23 - 던전밥 6 / 쿠이 료코 저, 김민재 역 / 소미미디어 / 1판 1쇄 발행: 2018년 6월 25일 / 원제: ダンジョン飯 / 리디북스 전자책
- 2024-06-23 - 던전밥 7 / 쿠이 료코 저, 김민재 역 / 소미미디어 / 1판 1쇄 발행: 2019년 7월 3일 / 원제: ダンジョン飯 / 리디북스 전자책
- 2024-06-23 - 던전밥 8 / 쿠이 료코 저, 김민재 역 / 소미미디어 / 1판 1쇄 발행: 2019년 11월 25일 / 원제: ダンジョン飯 / 리디북스 전자책
- 2024-06-29 - 던전밥 9 / 쿠이 료코 저, 김민재 역 / 소미미디어 / 전자책 발행: 2020년 10월 / 원제: ダンジョン飯 / 리디북스 전자책
- 2024-06-29 - 던전밥 10 / 쿠이 료코 저, 김민재 역 / 소미미디어 / 전자책 발행: 2021년 9월 / 원제: ダンジョン飯 / 리디북스 전자책
- 2024-06-29 - 던전밥 11 / 쿠이 료코 저, 김민재 역 / 소미미디어 / 전자책 발행: 2022년 3월 / 원제: ダンジョン飯 / 리디북스 전자책
- 2024-06-29 - 던전밥 12 / 쿠이 료코 저, 김민재 역 / 소미미디어 / 전자책 발행: 2023년 2월 / 원제: ダンジョン飯 / 리디북스 전자책
- 2024-06-29 - 던전밥 13 / 쿠이 료코 저, 김민재 역 / 소미미디어 / 전자책 발행: 2024년 2월 / 원제: ダンジョン飯 / 리디북스 전자책
- 2024-06-29 - 던전밥 14 (완결) / 쿠이 료코 저, 김민재 역 / 소미미디어 / 전자책 발행: 2024년 6월 / 원제: ダンジョン飯 / 리디북스 전자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