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

"어쨌거나 엄청나게 작은 확률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적절한 우주에 살도록 선택되었잖아. 그러니까 우리는 엄청나게 귀한 존재인 거야!" 글쎄… 과연 그럴까?

이런 식의 논리는 텍사스 명사수의 논리texas sharpshooter fallacy와 비슷하다. 텍사스의 한 총잡이가 총을 빼 들고 넓은 벽을 향해 냅다 갈기기 시작했다. 조준? 그런 거 없다. 그냥 마구잡이로 손끝 가는 대로 난사를 해댔다. 총격이 끝난 후, 그 총잡이가 벽을 향해 걸어가서는 펜을 꺼내 들고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한다. 자세히 보니 가까운 간격으로 탄착점이 형성된 곳을 몇 군데 찾아 그곳을 중심으로 동그란 과녁을 그려 넣고 있다. 잠시 후 벽에는 과녁 몇 개가 나타났고, 대부분의 총알이 과녁의 중심에 집중되어 있다. 이런 경우에 당신은 그를 명사수라며 칭찬할 것인가? 다중우주도 마찬가지다. 우리 우주가 생명체의 존재를 허용하는 극소수의 우주 중 하나라고 해서 선민의식을 가지는 것은 이미 만들어진 다중우주에서 자신이 속한 우주에 과녁의 중심을 그려넣고 우쭐대는 것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 코스믹 쿼리. 10장. 337쪽.

참고문헌

  • 코스믹 쿼리 / 닐 디그래스 타이슨, 제임스 트레필 저/박병철 역 / 알레 / 2025년 11월 06일 / 원제: COSMIC QUE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