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원제는 THE TETRIS EFFECT: The Game that Hypnotized the World by Dan Ackerman.
  • 개발자 입장에서 읽기에는 굉장히 슬픈 책이었다.

테트리스를 개발한 알렉세이 파지트노프의 이야기를 기대하고 구입했지만 테트리스 개발보다 개발 이후의 저작권, 수익 분쟁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책이었다. 테트리스가 냉전 시기에 소비에트에서 개발되어 저작권 분쟁이 굉장히 복잡하고 심각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정도로 최악일 줄은 몰랐다.

테트리스는 오랫동안 소비에트 정부가 저작권을 갖고 판매량에 비해 형편없는 저작권료를 받아갔다. 그마저도 소비에트 공공 기관이 개발자인 알렉세이 파지트노프에게는 단 한 푼도 돌아가지 않도록 계약을 진행했다는 점이 가장 열 받고 안타까운 일이었다.

테트리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

  • 테트리스에서 가장 유명한 BGM은 19세기 러시아 민요 "코로베이니키"를 편곡한 것이다. - 129쪽 참고
  • 테트리스가 처음 북미에 판매될 때, 사업가들은 "북미에서 최초로 상용화된 소비에트 연방의 게임"이란 컨셉의 이미지를 살려 홍보에 주요하게 사용하려 했다. - 153쪽 참고
    • 그래야 더 비싸게 팔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 홍보 컨셉을 위해 테트리스에는 러시아를 상징하는 여러 그림이 들어가게 되었다. 이런 이미지는 이후 테트리스에도 영향을 끼친다.
  • 원조 테트리스에서는 다음 블록 '미리 보기' 기능이 없었다. - 194쪽 참고

인용

테트리스 개발

  • 4. 첫 번째 블록

알렉세이는 좁아진 게임 화면에서 아래쪽 공간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이 아이디어는 테트리스가 출시된 지 30년이 지나고 수백 가지 속편, 응용판, 해적판이 나와도 게임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는 독보적인 요소가 된다.
그의 아이디어는, 플레이어가 가로 한 줄에 블록을 빠짐없이 채우면 그 줄을 화면에서 지워, 비어있던 아래 공간에 다시 블록을 채울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테트로미노라고 불리는 이 새 기능은 테트리스 게임의 핵심이었다. 알렉세이는 끊임없이 내려오는 블록 모형들을 상대로 플레이어가 대결을 벌이는 모양새가 테니스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게임에 '테트리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IBM PC 이식

알렉세이 파지트노프의 지시를 받아 테트리스를 IBM PC로 이식한 개발자는 당시 열 여섯 살이었던 바딤 게라시모프였다.

  • 6. 입소문을 타다

새로 추가된 요소는 바로 색상이었다. 몇 주 동안 업데이트와 기록, 시험을 거듭한 끝에 게라시모프는 테트로미노 블록으로 쓰이는 사각형 부호에 색을 입힌다는 획기적인 발상을 도입했다.

게라시모프가 블록에 알록달록한 색을 입힌 것 외에도, 파블롭스키가 득점 내역을 기록하고 보여주는 화면 뒤의 데이터 표를 추가함으로써 게임의 완성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안타까운 이야기들

  • 10. 러시아인들이 온다

소비에트 연방 과학 아카데미가 먼저 취한 조치는 아카데미소프트라는 서양식 이름의 내부 퍼블리싱 및 저작권 부서에 로버트 스타인과의 최종 거래 지휘를 맡긴 것이었다. 소비에트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테트리스의 권리에 대한 관할 주체를 이리저리 바꾸었다. 그럴 때마다 알렉세이 파지트노프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었다. 이는 그가 테트리스에서 나올 수익을 나눠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게 하기 위한 지극히 계획적인 조치였다.

  • 20. 닭 앞에서 만나시죠

링컨은 러시아에서 초밥을 주문하는 초현실적인 순간을 만끽하다가 아직까지 도착하지 않은 파지트노프의 소식이 궁금해졌다. 예의 바른 개발자인 그가 약속을 바람맞힐 것 같지는 않았다. 걱정이 된 링컨은 식당 밖으로 나가 거리를 두리번거리던 중 일행을 기다리다 지쳐 길가에 서 있는 파지트노프를 발견했다. 식당에서 그를 들여보내주지 않았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모스크바에 있는 고급 상점이나 편의 시설 대부분이 그렇듯, 이 식당은 부유한 외국인과 모스크바의 상류층 사업가들에게만 입장이 허락되어 있었다. 파지트노프처럼 촌스러운 러시아식 구두를 신은 사람은 곧장 평범한 모스크바 사람으로 분류되어 환영받을 수 없었다.

  • 21. 두 테트리스 이야기

1989년 공판이 시작도 되기 전에 끝나면서 닌텐도는 모든 이익을 싹쓸이했지만, 알렉세이 파지트노프에게 이 결과는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모스크바로 돌아온 그는 자신의 게임이 벌어들이는 돈이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이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