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바빌로니아 점토판의 알고리즘

1972년 스탠퍼드대학교의 컴퓨터공학자인 도널드 누스(Donald Knuth)는 (절반은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4분의 1은 베를린의 국립미술관에 보관되어 있고, 나머지는 소실된) 작은 책 크기의 고대 바빌로니아 점토판에서 옛날 옛적의 알고리즘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내용을 보게 된다.

저수지.
높이는 3,20, 용적은 27,46,40. 가로가 세로보다 50 초과.
높이 3,20의 역수는 18.
여기에 용적 27,46,40을 곱하면 8,20.
50의 반을 제곱하면 10,25.
여기에 8,20을 더하면 8,30,25.
제곱근은 2,55.
이를 둘로 복사하여 하나에는 더하고 다른 하나에는 빼면
가로는 3,20, 세로는 2,30.
이것이 절차임.

"이것이 절차임"은 감사 기도처럼 일반적인 마무리였으며, 누스에게는 의미를 암시했다. 누스는 루브르에서도 버로우즈(Burroughs) B5500의 스택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하는 '절차'를 발견했다. 누스는 이렇게 말했다. "알고리즘 그 자체를 정의하는 사례를 통해 알고리즘을 설명하는 훌륭한 방식을 개발한 바빌로니아인들을 칭송해야 한다." 당시 알고리즘을 정의하고 설명하는 일에 몰두하던 누스는 고대 점토판에서 발견한 내용들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바빌로니아인들은 수를 특정한 자리에 놓아서 수의 '사본'을 만들고, 수를 '머릿속에' 저장하는 방법을 기록했다. 추상적 자리를 차지하는 추상적 양이라는 개념은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야 다시 등장했다.1

참고문헌

  • [GLE] 인포메이션 / 제임스 글릭 저/김태훈, 박래선 역/김상욱 감수 / 동아시아 / 2017년 01월 18일 / 원제 : The Information: A History, A Theory, A Flood

주석

  1. [GLE] 2장. 74쪽.